[뉴스+]"집 팔아 대출 갚아라"…정부, 다주택자 '돈줄' 죄어 매물 유도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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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집 팔아 대출 갚아라"…정부, 다주택자 '돈줄' 죄어 매물 유도 승부수

비즈니스플러스 2026-04-02 08:52: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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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및 주택단지들.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및 주택단지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놨다.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들을 겨냥해 "대출을 갚지 못하면 집을 팔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동시에 무주택자에 한해 임차인이 거주 중인 '세낀 매물'을 살 수 있도록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 주는 퇴로를 열어줬다. 금융과 부동산의 고리를 끊어 투기 수요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이른바 '부동산·금융 절연' 대책이다.

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했는데, 핵심은 다주택자 및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 불허다. 오는 17일부터 시행되는 이번 조치로 인해 당장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다주택자들은 대출금을 전액 상환하거나 보유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다주택자의 만기 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약 1만7000가구, 4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만 약 1만2000가구(2조7000억원)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들 물량이 시장에 매물로 출회되도록 유도해 수도권 집값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양도세 완화 등 여러 차례 매도 기회를 부여했음에도 다주택을 유지하며 버티는 이들에게 금융 혜택을 연장해 주는 것은 공정의 가치에 어긋난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달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은 이들에게 대출 연장 혜택을 주는 것이 공정한가"라고 언급한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을 막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책도 마련됐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무주택자에 대한 '실거주 의무 유예'다.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을 매수하려면 허가 후 4개월 이내에 반드시 실거주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임대차 계약 기간이 많이 남은 집은 다주택자가 팔고 싶어도 무주택자가 살 수 없는 '거래 절벽' 현상이 발생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신청을 접수한 무주택자에 한해, 해당 주택의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 주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무주택자에게만 한시적인 '갭투자'를 허용한 셈이다. 다주택자가 내놓은 '세낀 매물'을 무주택자가 안정적으로 받아낼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줌으로써 시장의 급격한 혼란을 막고 실거주자의 내 집 마련을 돕겠다는 취지다. 다만, 임차인이 있는 경우에만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을 임대차 종료 시점까지 예외적으로 허용해 세입자의 주거 안정도 꾀했다.

정부는 규제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풍선효과' 차단에도 주력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했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P2P)에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전격 도입한다.

주택 가격 구간별 대출 한도도 의무화된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 15억~25억원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제도권 금융뿐만 아니라 핀테크를 이용한 우회 대출 통로까지 완전히 봉쇄하겠다는 의지다.

탈법·편법 대출에 대한 징벌적 조치도 대폭 강화된다. 사업자 대출을 받아 주택 구입 자금으로 유용하는 등의 행위가 적발될 경우 즉각 대출금을 회수하고 수사기관에 통보한다. 특히 1차 적발 시 3년, 2차 적발 시 최대 10년 동안 모든 금융권에서 신규 대출이 제한되는 강력한 제재가 시행된다. 한 번의 실수나 고의적 위반으로 사실상 금융 거래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경고다.

이번 대책에 대해 업계에선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향해 던진 '최후통첩'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강조한 "부동산과 금융의 과감한 절연"은 더 이상 대출을 지렛대 삼아 부동산 투기를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이에 단기적으로 수도권 내 다주택자 매물이 늘어나며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1만2000가구가 매물화될 경우 공급 가뭄이 해소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무주택자에게 갭투자를 허용한 것은 고육지책이지만, 자칫 '영끌' 수요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며 "대출 연장이 막힌 다주택자들이 급매물을 쏟아낼 경우 시장이 급냉각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7일 시행까지 남은 보름여 동안 대출 상환 압박을 받는 다주택자들의 문의가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의지가 워낙 확고해 이번에는 과거와 같은 '버티기'가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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