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찬장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각종 크기와 모양의 플라스틱 반찬통이다. 남은 음식을 보관하거나 도시락을 싸는 등 일상에서 잠시도 뗄 수 없는 물건이지만, 정작 이 용기들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꼼꼼히 살피는 사람은 드물다.
대다수의 소비자는 그저 가격이 저렴하거나 뚜껑이 잘 닫히는지를 우선해서 물건을 고르곤 한다. 플라스틱은 종류에 따라 열에 견디는 정도가 다르고, 음식을 담았을 때 뿜어내는 물질도 제각각이다. 어떤 것은 차가운 과일을 담기에는 괜찮지만, 뜨거운 국이나 찌개를 담는 순간 위험한 물질을 내놓기도 한다. 지금이라도 주방으로 가서 사용 중인 용기들을 뒤집어 보자.
바닥에는 작은 삼각형과 숫자가 새겨져 있을 것이다. 이 삼각형 마크는 원래 재활용을 돕기 위해 구분해 놓은 것이지만, 소비자에게는 안전 등급을 확인하는 용도로 쓰인다. 숫자나 영어 알파벳으로 표시된 이 기호들을 제대로 읽을 줄 알아야 몸에 해로운 성분이 밥상 위로 올라오는 일을 막을 수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환경호르몬 배출 가능성 높은 숫자는 3번과 7번
반찬통 바닥을 봤을 때 삼각형 안에 숫자 3번이나 7번이 적혀 있다면 사용을 멈추는 편이 좋다. 3번은 폴리염화비닐로 불리는 재질인데, 보통 포장용 필름이나 장난감 등에 쓰이지만 식품을 담는 용도로는 적당하지 않다. 만약 집에 이 숫자가 적힌 용기가 있다면, 음식을 직접 담기보다는 다른 물건을 보관하는 용도로 돌려 쓰는 게 좋다.
7번은 한 가지 재료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섞였거나 정체가 명확하지 않은 물질들을 모아놓은 등급이다. 이 중에는 비스페놀 A라는 성분이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이 성분은 몸의 정상적인 작동을 방해하는 환경호르몬이다. 특히 용기가 뜨거워질 때 더 잘 새어 나오는 특징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전자레인지를 사용하거나 뜨거운 물로 씻는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성분들이 녹아 나올 수 있다. 이렇게 녹아 나온 성분은 음식물과 섞여 우리 몸으로 들어오게 된다. 7번이라고 해서 모두 나쁜 것은 아니지만,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뜨거운 음식도 안심하고 담는 5번
가장 권장하는 숫자는 바로 5번이다. 5번은 폴리프로필렌이라는 재질을 뜻하며, 내열성이 퍽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끓는 물 정도의 온도에서도 모양이 변하거나 해로운 성분을 배출하지 않아 주방에서 쓰기에 가장 적합하다. 흔히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알려진 대부분의 반찬통이 바로 이 5번 재질로 만들어졌다.
숫자와 함께 살펴볼 문구는 비피에이 프리라는 영문 표시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비스페놀 A라는 유해 성분을 넣지 않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증받았다는 뜻이다. 5번 재질이라면 보통 이 성분에서 자유롭지만, 두 번 확인해서 나쁠 것은 없다. 마트에서 새 용기를 살 때 바닥에 5번이 적혀 있는지 혹은 겉면에 해당 인증 마크가 붙어 있는지를 먼저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안전한 재질을 골랐다고 해서 다 끝난 것은 아니다. 관리 방법도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플라스틱이라도 오래 사용해 표면에 흠집이 생기면, 그 틈으로 세균이 번식하거나 화학 성분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오래 사용한 용기는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특히 색이 변하거나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다면, 이미 표면이 상했을 가능성이 크므로 미련 없이 정리해야 한다.
곰팡이와 세균 번식 막는 실리콘 패킹
재질만큼이나 놓치기 쉬운 부분이 바로 뚜껑의 밀폐력과 위생 상태다. 음식을 신선하게 오래 보관하려면 공기를 차단해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뚜껑 안쪽에 박힌 실리콘 패킹이다. 하지만, 이 패킹이 고정돼 빠지지 않는 일체형 용기는 설거지할 때 큰 문제가 된다. 틈새로 국물이나 음식 찌꺼기가 스며들면, 아무리 겉을 깨끗이 닦아도 안쪽에서 곰팡이가 피어오르기 때문이다.
새 반찬통을 고를 때는 반드시 패킹을 따로 뺄 수 있는 분리형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분리가 가능한 제품은 얇은 도구를 이용해 패킹을 걷어낸 뒤 구석구석 씻어낼 수 있다. 패킹을 뺀 자리의 홈에는 물때나 음식물이 남기 쉬우므로 전용 솔로 닦아내면, 냄새 걱정 없이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냄새가 심하게 밴 용기들은 대부분 이 패킹 안쪽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분리형을 선택하면 패킹만 따로 삶거나 소독할 수 있어 훨씬 청결하게 오래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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