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LG아트센터·레드앤블루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톱스타들이 화려한 카메라 조명을 뒤로하고 연극 무대로 속속 향하고 있다.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하던 배우들이 생애 첫 연극에 도전하거나, 수년 만에 무대로 귀환하면서 연극계 지형도가 새롭게 재편되는 분위기다.
문근영은 지난달 10일 개막한 연극 ‘오펀스’를 통해 9년 만에 무대에 복귀했다. 미국 극작가 라일 케슬러의 대표작인 이번 작품에서 그는 거친 외면 속 결핍을 지닌 트릿 역으로 분해, 객석을 압도하는 밀도 높은 연기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동시에 이끌어내고 있다.
이서진과 고아성은 오는 5월 개막하는 안톤 체호프의 고전 명작 ‘바냐 삼촌’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 특히 예능과 드라마에서 냉철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구축해온 이서진이 삶의 고뇌를 짊어진 바냐 역을 맡는다는 점에서 색다른 변신에 대한 기대를 모은다.
심은경은 같은 원작을 한국적 정서로 재해석한 국립극단 신작 ‘반야 아재’로 무대에 오른다. 일본 연극 무대 경험은 있지만, 국내 연극은 이번이 첫 도전이다. 조성하, 손숙 등 연극계 중견 배우들과의 협업으로 작품의 완성도 또한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이들에 앞서 지난해에는 박정민과 전도연이 각각 ‘라이프 오브 파이’, ‘벚꽃동산’으로 무대에 복귀해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스타 배우의 연극 진출이 흥행 보증수표로 기능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다.
최근 톱배우들이 잇달아 무대로 향하는 배경에는 OTT 플랫폼의 급증과 제작 환경 변화가 자리한다. 영상 콘텐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연극 무대가 더 이상 공백기를 메우는 ‘대안’이 아닌 또 하나의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메라 중심의 연기에서 벗어나 무대라는 다른 매체를 통해 표현의 결을 확장하고, 배우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려는 흐름으로 읽힌다.
이 같은 흐름은 연극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티켓 파워를 지닌 스타 배우들의 참여로 기존 연극 관객층을 넘어 새로운 관객 유입이 이뤄지고 이는 자연스럽게 제작 규모 확대와 장르 다양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스타의 귀환’이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침체됐던 공연계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는 촉매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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