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충남 금산군 금산읍사무소의 ‘논슬립 공사’가 지역사회를 흔들고 있다. 안전을 위한 시설 설치가 오히려 행정 신뢰를 흔드는 논란으로 번진 모양새다.
문제의 핵심은 단순하다. 지난해 20건, 약 1억 2400만원 규모의 공사가 사실상 한 업체에 집중됐다.
형식은 ‘소액 수의계약’이지만, 결과는 ‘일감 몰아주기’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법적으로 가능했다는 해명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행정은 종종 “규정에 맞다”는 말 뒤에 숨는다. 그러나 주민과 업계가 묻는 것은 legality(합법성)가 아니라 fairness(공정성)다.
소액이라는 이유로 경쟁을 생략하고, 특정 업체와 반복 계약을 체결하는 관행이 과연 공정한가. 지역 업체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더 큰 문제는 ‘나라장터 우선구매’ 원칙이다. 종합쇼핑몰 등록 제품을 우선 활용하고, 일정 기준 이상은 직접 생산업체와 계약해야 한다는 취지는 공공조달의 투명성과 경쟁 확보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준이 제대로 검토됐는지조차 논란이 되는 현실은 행정 절차의 신뢰를 스스로 갉아먹는 일이다.
금산읍사무소는 “현장 대응성과 유지관리”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이 역시 설득력은 제한적이다. 같은 조건이라면 왜 다른 업체는 배제됐는지, 왜 경쟁의 문은 닫혀 있었는지에 대한 답은 여전히 비어 있다.
공정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증명된다. ‘쪼개기 계약’과 ‘반복 수의계약’이 의심받는 순간, 행정은 이미 신뢰를 잃는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해명이 아니라 기준이다. 공개경쟁 확대, 나라장터 활용 원칙 준수, 그리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계약 절차.
금산읍 논슬립 공사는 미끄럼을 방지하려던 사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행정 신뢰가 미끄러지고 있다.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