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보고서에 엇갈린 평가 눈길…회사 측 "기준 차이"
사고 전까진 지적 전무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경영진과 감사 및 감사인(회계법인)의 내부통제 평가가 엇갈려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 경영진은 내부통제가 잘 운영되고 있다고 자평했지만, 이를 견제하는 감사와 회계법인은 비트코인 오(誤)지급 사태를 이유로 낙제점을 줬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재원 대표를 비롯한 빗썸 경영진은 2025년 회계연도 사업보고서 '내부통제에 관한 사항'을 통해 자사 내부회계관리제도와 관련, "중요성의 관점에서 효과적으로 설계돼 운영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런 운영 실태 보고서가 감사와 이사회에 보고된 시점은 지난 2월 6일이었다고 회사 측은 명시했다. 공교롭게도 당일 저녁에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경영진은 지난달 31일 주주총회에서도 동일한 판단을 유지했다.
반면, 이병호 빗썸 감사는 사업보고서 내부회계관리제도 효과성 평가 결과 항목에서 "중요성의 관점에서 효과적으로 설계돼 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정반대 입장을 남겼다. 평가보고서 보고일자는 지난 3월 3일이다.
그러면서 중요한 취약점으로 "이벤트 지급 데이터 검수 및 승인 통제 실패"를 들었다.
아울러 시정조치 계획으로 ▲ 사고 재발 방지 물리적 차단 허용 ▲ 시스템 워크 플로(업무 체계) 및 예산 분리 ▲ 정합성 상시 모니터링 ▲ 정책 거버넌스(지배구조) 등을 열거했다.
이 감사는 이번 보고를 끝으로 5년 6개월간의 근무를 마치고 임기 만료로 퇴직했다.
감사인인 대현회계법인도 감사 의견으로 "중요한 취약점의 발견"을 언급했다.
지적 사항으로는 "고객 대상 신규 이벤트로 인한 자산 지급 프로세스에서 통제 절차의 미비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회계법인은 이어 회사 대응 조치로 이 감사와 같은 향후 제도 개선 방안을 거론했다.
빗썸 관계자는 이런 차이와 관련, "2025년 실무 운영상 실효성을 토대로 한 경영진 판단과 시스템상 보완을 권고하는 감사 및 감사인의 기준 차이를 투명하게 공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경영진은 오지급 사고 전인 2025년 말 기준으로 판단한 내용을 사업보고서에 실었고, 감사와 감사인은 사고 발생을 염두에 둔 판단을 제시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경영 활동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감사와 감사인 입장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내부통제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밝히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앞서 빗썸은 지난 2월 직원 실수로 이벤트 당첨금 단위를 잘못 입력, 62만원 대신 실제 보유한 수량보다 훨씬 많은 62만개의 비트코인을 보내는 사고를 일으켰다.
사고 발생 전까지 경영진은 물론 감사와 감사인 모두 내부통제 취약점을 지적한 적이 없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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