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조정 넘어 기본저축·기본보험까지"…금융기본권 꺼낸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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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조정 넘어 기본저축·기본보험까지"…금융기본권 꺼낸 김은경

이데일리 2026-04-02 05:4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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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국배 최정훈 기자] “채무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분담해야 할 사회·경제적 위험입니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채무 문제는 개인 과실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구조적 위험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금융기본권’이란 화두를 꺼내 들었다. 채무 조정을 넘어 기본대출, 기본저축, 기본보험까지 묶어 취약계층이 재기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금융 기반을 깔아주자는 구상이다. 오는 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김 원장을 만나 금융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평소 소신과 서금원장으로서 앞으로 추진할 주요 사업 방향 등에 들어봤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 (사진=신복위)


다음은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

-금융기본권은 어떤 개념인가.

“채무 조정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기본대출(보증 포함), 기본 채무조정, 기본저축(예금), 기본보험까지 아우른다. 특히 상환 의지가 있는 소득 하위 20%를 중심으로 재기 기반을 만들어 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정한 금리 혜택을 주는 저축·예금 상품을 통해 시드머니를 형성하도록 돕고, 그 돈은 함부로 압류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거다. 여기에 기본보험을 통해 취약 가정의 건강·생계 리스크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나도 돈을 모을 수 있네’라는 경험 자체가 재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왜 지금 금융기본권이 필요한가.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금융 접근 자체가 막힌 계층이 늘고 있다. 1금융권은 리스크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어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금융에서 밀려난 계층을 방치하면 더 큰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온다. 최소한의 금융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 결국 그들이 갖고 있는 리스크를 사회 전체가 나눠갖는 구조를 만들자는 거다. 그렇지만 무조건적으로 지원하자는 건 아니다. 상환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서민금융 출연금 권역 확대 등 재원 다각화를 포함해 사회 전체가 부담을 나눠갖는 구조가 필요하다. 금융회사든 다른 방식이든 다양한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다. 4월 출범하는 금융기본권 연구단을 통해 금융기본권의 개념을 사회적으로 이슈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재원 조달 구조를 포함해 단계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취임 100일을 맞았는데, 많이 바빴을 것 같다.

“현장을 많이 돌아봤다. 인력, 교육·시스템 미흡으로 현장이 정책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금융뿐만 아니라 고용, 복지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복합 지원은 금융기본권 강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현장 직원들은 ‘정확한 지원을 위해 숙지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며 어려움을 표했다. 개별적으로 맞춤형 지원이 이뤄지기 위해선 더 세심한 직원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

-불법사금융 피해 지원 현장은 어떤가.

“불법사금융 이용자 대부분은 다중채무자인데, 많게는 30~40건이 넘는 대출을 보유한 사례도 있다. 이런 경우 채무 내역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기록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경우 휴대전화 정보를 직접 확인해 캡처하고 정리하는 과정까지 필요해 기본적인 정보 수집에만 3~4시간이 걸린다. 금감원 연계 서류 작성까지 더하면 한 사람 처리하는 데 최소 6시간이 필요하다. 실제로 오전에 상담을 시작하면 점심도 거른 채 업무를 이어가야 할 정도로 현장 부담이 크다. 직원들이 노가다를 뛰어야 된다.”

-연체일수 대신 상환능력을 기준으로 한 채무조정 도입을 검토 중인데

“지금은 연체일수에 따라 신속, 사전, 개인워크아웃 제도로 각각 지원 단계가 나뉜다. 연체 기간이 길수록 ‘상환 유예→이자 감면→원금 감면’ 순으로 지원 폭이 확대되는 3단계 지원 체계다. 하지만 상환능력에 맞는 제도를 선택하기 위해 신청 전까지 과도한 추심에 시달리거나 연체의 굴레가 심화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연체 일수와 무관하게 채무자의 상환능력과 채무과중 정도에 따라 지원 수준을 차등화하는 채무조정 체계 개편을 검토 중이다.다만 데이터 기반 평가체계 구축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신복위는 연체 우려가 있거나 단기 연체 중인 기초수급자 등 극취약층에 대해 연체 90일 이전에도 원금을 감면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바람직한 정책 서민금융의 역할은.

“저도 정말 가난했다. 제2금융권도 써봤다. 그래서 그 절박함을 알고 있다. 나는 다행히 회복탄력성이 강한 사람이었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할 수는 없다. 다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게 금융기본권이다. 정책서민금융은 단순히 여러 지원 제도의 집합에 그치거나 시장 실패를 메우는 보완적 역할에서 벗어나 금융 기본권을 구현하는 공공 플랫폼으로 확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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