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2025년 실적에서 순이익 증가를 기록했지만, 매출 성장세는 눈에 띄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업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으나, 글로벌 경쟁 심화와 외부 환경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가 발표한 2025년 결산에 따르면, 순이익은 전년 대비 8.7% 증가한 680억3600만 위안(약 14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매출은 8809억 위안으로 2.2% 증가하는 데 그쳐, 전년도 22% 성장과 비교해 크게 둔화됐다. 다만 이는 2020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연간 매출 규모다.
멍완저우 윤번 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수익성과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ICT 인프라 사업은 3750억 위안으로 2.6% 증가했다. 중국 내 통신사 투자 축소에도 불구하고, 기업 및 정부 네트워크 수요 증가와 아시아태평양 및 중남미 지역에서의 5G 장비 공급 확대가 성장을 견인했다. 유럽과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수주가 이어졌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소비자 사업 역시 1.6% 증가한 3445억 위안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자체 개발 반도체를 탑재한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꾸준한 판매를 이어갔고, 일부 해외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아이폰 신제품 출시 이후 중국 내 출하량은 소폭 감소했지만, 시장 점유율 1위는 유지했다.
반면 클라우드 사업은 경쟁 심화로 3.5% 감소한 약 370억 위안에 머물렀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자동차 사업이다. 스마트 자동차 솔루션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72% 급증한 450억 위안을 기록했다. 자율주행과 스마트 콕핏 등 차량용 소프트웨어 중심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화웨이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 협력해 전기차 브랜드를 공동 전개 중이다. 2025년 말 기준 35개 차종에 자사 기술이 적용됐고, 협력 생태계 ‘훙멍즈싱’ 참여 업체들의 차량 인도량도 58만 대를 넘어서며 32% 증가했다.
연구개발 투자 역시 확대됐다. 2025년 R&D 비용은 1923억 위안으로 7%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매출 대비 비중은 21.8%까지 상승했다. 이는 미국의 기술 제재 이후 자체 기술 확보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운영체제 등 핵심 기술 자립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자체 AI 칩 ‘성텅(Ascend)’과 데이터센터용 AI 서버 개발을 통해 미국 기업과의 경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또한 다수의 NPU를 결합한 고성능 연산 구조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화웨이는 핵심 사업의 안정성과 자동차 분야의 고성장에 힘입어 이익 확대를 이뤘지만,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와 경쟁 심화 속에서 매출 성장 둔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향후 AI와 자동차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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