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식품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전반적으로 확대되며 수익성 둔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환율, 고정비 인상이 겹치며 매출이 늘어도 이익을 방어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2조원 이상 주요 식품기업 13개사 중 11개사의 매출원가율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평균 원가율은 72.9% 수준으로, 전반적으로 비용 부담이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사조대림이 87.9%로 90%에 육박하는 원가율을 보였고, 삼립(85.4%), 오뚜기(83.9%)도 원가율 80%를 웃돌았다. CJ제일제당(78.4%), 동원F&B(78.9%) 등 식품 대표 기업들의 원가율 역시 80%에 가까이 다가섰다.
특히 제과 기업에서 원가율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롯데웰푸드의 원가율은 72.9%로 전년 대비 2.4%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오리온도 63.3%로 1.8%포인트 상승하며 오름폭이 컸다.
반면 삼양식품의 원가율은 55.2%로 전년 대비 2.9%포인트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수출 비중 확대를 통해 고환율 환경을 환산 이익으로 연결시킨 점이 원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외 판매 비중 확대와 생산 효율 개선, 원재료 구매 전략 다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매출원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농심 역시 수출 확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원가율이 0.9%포인트 하락했고, 하이트진로도 55.6%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식품업계 전반의 원가율 상승 배경에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이 자리한다. 통상적으로 t당 2500달러 수준이던 코코아 가격은 서아프리카 기후 이변과 병해로 지난해 7000~8000달러까지 올랐고 일부 구간에서는 1만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 결과 롯데웰푸드의 코코아류 평균 매입 단가는 2024년 kg당 8718원에서 지난해 1만5522원으로 약 78% 상승했다. 오리온의 매입 단가 역시 수입 기준 kg당 1만2151원에서 1만5492원으로 약 27% 높아졌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카카오 단가는 최근 정상화되는 흐름이지만 과거 고가에 확보한 재고가 투입되고 있고 환율도 높은 수준이어서 상반기까지 원가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기며 수입 원재료 단가가 덩달아 높아졌다. 식품 산업은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환율 변동이 곧바로 제조원가에 반영되는 구조다. 여기에 전기요금 인상과 인건비 상승, 물류비 증가까지 더해지며 고정비 전반이 상승했다. 원재료와 환율, 고정비가 동시에 오르는 구조 속에서 원가 부담이 복합적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러한 비용 상승을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이 식품업체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정부가 물가특별관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강도 높은 관리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제당·제분업계 담합 이슈까지 겹치면서 정부와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식품기업들이 효율화 작업을 통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것도 수익성 방어와 무관치 않다. CJ제일제당은 비핵심 자산 유동화를 통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수익성 중심의 운영 체계로 전환하고 있고, 롯데웰푸드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한편 증평공장 매각과 중국 법인 정리 등 효율화 작업을 병행 중이다. 롯데칠성 역시 일부 공장 폐쇄를 통해 생산 거점을 통합하며 고정비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와 환율, 인건비 등 주요 비용이 동시에 상승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가격 인상이 제한된 상황에서 비용 절감과 해외 확대를 통한 수익성 방어가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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