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에 산으로, 75세에 세계로…‘삶의 여백’ 펴낸 박태수 수필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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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에 산으로, 75세에 세계로…‘삶의 여백’ 펴낸 박태수 수필가 [인터뷰]

경기일보 2026-04-01 18:07: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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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 멕시코 칸쿤에서의 박태수 수필가. 본인 제공
지난 2022 멕시코 칸쿤에서의 박태수 수필가. 본인 제공

 

빠름이 미덕인 세상, 치열하게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의 끝에서 수필가 박태수(75)는 멈추는 대신 다른 길을 택했다. 산속으로 들어가고, 다시 길 위에 섰다. 그의 신간 수필집 ‘삶의 여백’(좋은땅 펴냄)은 그렇게 시작된 ‘인생 2막’의 기록이다.

 

박태수 작가의 삶은 숨 가쁨과 느림의 공존이다. 보건학 박사, 수필가, 칼럼니스트, 여행 작가 등 수식어도 다양하다. 지난 10일 신간을 펴낸 그는 현재에도 미국을 여행하며 또 다른 작품을 준비 중이다. 미국에서 오전 이른 시간, 전화 인터뷰에 나선 그의 삶은 분주해 보였지만 그가 전하는 삶의 속도는 오히려 느렸다.

 

“도시에서는 빠르게 가야 하고 해야 할 게 많았죠. 그런데 산속에 들어가 보니, 그동안 내가 못 봤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박 작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영전략본부장과 경기·인천지역본부장을 역임하고, 30년 넘게 대학 강단에 선 학자이자 행정가였다. 공공기관에서 나라 살림을 위한 정책을 고안하고,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치열하게 사회인으로서의 삶을 살았다. 그는 은퇴 이후 70세에 문경 산자락에 터를 잡으며 삶의 방향을 틀었다. ‘삶의 여백’은 그 전환 이후, 산촌의 느린 시간 속에서 길어 올린 사유를 담은 네 번째 수필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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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 멕시코 테오티우아칸의 피라미드 단지 앞에서 박태수 수필가(오른쪽)와 그의 아내. 본인 제공

 

저자의 삶은 하나의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수원, 문경 산촌, 그리고 세계 곳곳을 오가는 3개의 공간에서 개인의 삶과 전달자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치열했던 도심의 삶을 뒤로 하고 문경 대미산 자락 산방에서 생활하며 수필집을 펴내고, 70여개국을 오가며 여행 에세이를 펴내고 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신문사에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를 연재하며 독자에게 사진과 글을 통해 세계 곳곳으로 삶의 시선을 확장할 수 있는 자신의 관찰담을 소개해왔다.

 

책은 ▲1부 인생의 뒤안길 ▲2부 삶의 여백 ▲3부 마음의 등불 ▲4부 고전의 울림 등으로 구성된다. 40편의 글이 실린 이번 수필집에서 그는 노년을 쇠퇴가 아닌 재구성의 시간으로 바라본다. 산촌의 오솔길, 저물녘 노을, 바람 소리 같은 일상의 풍경은 단순한 묘사에 그치지 않고 삶의 의미를 다시 묻는 계기로 확장한다. 도심에서 치열한 사회인으로, 은퇴 이후 산촌에서 경험한 또 다른 시선으로,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느낀 감상이 책 전반에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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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수 수필가(왼쪽)가 신간 수필집을 펴냈다. 본인 제공

 

‘바람에 실린 그 이름’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짚고, ‘그래도 좋아’에서는 수원과 문경, 해외를 오가는 삶 속에서 정착과 유랑 사이의 균형을 사유한다. ‘아름다운 황혼’은 노년을 상실이 아닌 통찰의 시간으로 재해석하는 글이다.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축은 고전의 울림이다. 멜빌의 ‘모비 딕’, 카뮈의 ‘시지프 신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프롬의 ‘사랑의 기술’ 등 세계문학을 통해 인간의 집착과 부조리, 사랑과 윤리를 다시 성찰한다. 그는 “젊을 때는 바빠서 읽지 못했던 책들을 산속에서 다시 읽게 됐다”며 “고전은 자신을 돌아보는 통로”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여백’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도시에서 채우지 못한 삶의 빈자리를 다시 채우는 시간이다. “도시에서는 삶의 여백을 채우기 어렵지만, 자연 속에서는 그게 가능하거든요.”

 

그는 “느린 삶, 자연과 함께하는 삶, 그리고 책을 읽는 삶. 은퇴 이후에는 그런 시간을 가져도 좋지 않을까요?” 반문하며 이 책이 은퇴를 앞둔 이들에게 하나의 방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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