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정부서 모두 '새 기지망 건설' 대안 실행 안돼
프린스술탄기지서 美 조기경보통제기 피격, 군인 12명 다쳐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운용 중인 공군기지가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에 취약하다는 경고가 수년 전부터 제기됐음에도 실질적인 대비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고 미국 언론이 지적했다.
이란은 전쟁 발발 이후 사우디 내 주요 거점인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를 반복적으로 타격하며 미군 자산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군 지휘부는 최근 수년간 사우디와 걸프 지역 내 기지들이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사정권에 놓여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이에 따라 보다 안전한 사우디 서부 지역으로 항공 전력을 분산 배치하는 방안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 방안은 사우디 서부에 복수의 기지를 구축해 전력을 분산하고, 병력과 장비를 이동할 때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보급·작전 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은 걸프 지역 동맹국과의 외교적 부담, 비용 분담 문제 등으로 인해 조 바이든 행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모두에서 실행되지 않았다.
미국의 전·현직 당국자들은 두 행정부가 중동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지역 군사력 강화에 우선순위를 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 결과 이란 본토에서 약 640㎞ 거리에 위치한 사우디의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는 개전 이후 이란의 직접적인 타격 범위에 그대로 노출됐다.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기지에 배치된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와 공중급유기 등이 값비싼 군용기들이 파괴되거나 손상됐으며, 미군 병력 약 12명이 부상하고 이 가운데 2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작전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의 부사령관을 지낸 토머스 버거슨 전 공군 중장은 서부 기지망이 구축되지 않은 데 따른 군사적 한계를 지적하며 "선택의 폭이 좁아지면서 원치 않았던 추가적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미군이 사우디 서부에 새로운 기지망을 구축했더라도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 위협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었겠지만 공격의 난도를 높이고 피해 규모를 줄이는 데는 기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공군 예비역 중장이자 군사 싱크탱크 미첼연구소 소장인 데이비드 뎁툴라는 "사우디 서부에 공군기지를 추가로 배치할 경우 작전의 깊이를 확보하고 전력을 분산시켜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병목 지점을 우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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