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5년 11월1일 15시 전남 장흥군 탐진강변에서 개최된 이동진 평론가의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북토크쇼>를 정리하는 현장 기사를 기획 시리즈로 출고합니다. 이동진 평론가가 말하는 독서의 가치와 영화 이야기 등을 생생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이번 기사는 3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설렘과 가슴 떨림 없이 연인을 대하는 것을 두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오래 살고 있는 부부를 ‘관성화된 관계’라고 한다면 이는 부부간의 소통법이 습관에 기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습관에 대해 “굉장히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이제 오래 사귄 연인들끼리 습관적인 사랑을 한다는 걸 그 사랑에 대한 부정적인 말로 많이 하지 않은가. 실제로 그런 게 있을 것이다. 근데 나는 모든 관계나 어떤 행동 패턴이나 최상의 단계는 습관이라고 생각하는 쪽이다. 습관은 굉장히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습관적으로 상대와 전화를 한다는 얘기는 그 사람과 전화를 하는 것이 혹은 소통을 하는 것이 의식해서 하는 게 아니라 내 인생에서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된 것이다. 나는 그건 굉장히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이동진 평론가는 독서의 습관화가 최상위 독서 패턴이라고 말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그렇다면 모든 현대인이 스마트폰에 중독돼 있는 시대에 책을 읽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평론가는 우선 “마찬가지로 우리가 책을 읽어야 되는 여러 단계들이 있다고 했을 때 최상의 단계는 사실은 습관화된 독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독서가 습관화되는 것은 가만히 있어봐. 나 요즘 너무 유튜브 쇼츠만 보는 것 같아. 책을 좀 읽어야지라고 해서 읽는 게 아니다. 그냥 그저께 읽었고 어저께 읽었고 하니까 오늘도 읽는 게 습관화된 것이다. 그러니까 사실은 독서의 최상위 단계라고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 습관화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반복해서 몸에 익히는 것이다.
당연한 귀결이다. 근데 그게 어렵다. 이 평론가도 습관적으로 손에 책이 들려 있도록 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이를 악물고” 노력하고 반복하면 몸에 익을 수 있다. 이 평론가는 커피 자체를 싫어했지만 지금은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시게 된 본인의 사례를 비유해서 풀어냈다.
모든 습관이 그렇듯이 나는 위장이 안 좋아서 대학 때까지는 커피를 진짜, 마신 커피가 5잔도 안 마신 것 같다. 평생. 그렇게 커피 맛도 모르고 그러다가 이제 언론사에 입사를 하고 나서 기자가 되고 나니까 너무 힘드니까 그나마 달달한 믹스 커피를 굉장히 좋아하게 됐다. 근데 몸에 안 좋다. 그러다 보니까 이걸 이를 악물고 끊었다. 근데 이제 커피는 마셔야 될 것 같고 그래서 그때부터 아메리카노를 마시게 됐는데, 아메리카노를 마시게 된 게 한 10년 정도밖에 안 된다. 처음에는 아메리카노 왜 먹는지 몰랐다. 왜 돈을 내고 몸한테 이런 나쁜 짓을 하나? 이런 느낌. 근데 지금은 아메리카노만 먹는다. 오늘도 두 잔을 마셨다. 그러니까 아메리카노는 이미 더 이상 커피를 마셔야지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습관이 됐다. 왜냐하면 10년 동안 수도 없이 먹어서.
이 평론가처럼 스스로 필요성을 느껴 이를 악물고 독서를 습관으로 만들 수도 있다. 매일 저녁 20시반 10페이지만 읽는다고 룰을 세우고 그걸 지키는 방식으로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한다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이 평론가는 “사실 독서는 취미 중에서 가장 싼 취미”라며 “가성비가 너무 좋다”고 역설했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 책을 안 읽는 시대가 됐다. 한국인의 43%는 1년에 책을 1권도 안 읽는다는 기사가 나온다. 그러면 항상 베스트 댓글은 그러게 왜 도서정가제를 해? 도서정가제를 비난한다. 근데 나는 결단코 얘기하는데 도서정가제 때문에 책을 안 읽는 사람은 그 책이 10원이래도 안 읽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책은 가격 탄력성이 굉장히 작은 물건이다.
이 평론가는 자신이 출간한 책들 중 제일 비싼 책이 4만3000원이고, 가장 싼 책이 9900원이라고 했는데 9900원으로 가격을 낮춘다고 해서 많이 팔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환기했다.
출판사 입장에서 (9900원으로 해서) 박리다매를 하고 싶었지만 4만3000원짜리 책보다 덜 팔렸다. 아무리 책이 싸도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안 산다. 근데 그 책을 보고 싶은 사람은 4만3000원이라도 산다. 이처럼 책은 가격 탄력성이 굉장히 작다.
결론적으로 저렴하게 좋은 습관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 ‘독서’다. 독서 습관화가 이뤄진다면 가격이 좀 비싸다고 해서 독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편, 이 평론가는 블로그에 기록을 했던 것도, 책을 쓰게 된 것도 어떻게 보면 습관의 힘이 발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게 2006년부터인데 20년을 했다. 네이버 블로그를 하고 있었는데 네이버 기획팀으로부터 파워 블로거 선정이 됐다. 솔직히 블로그를 시작해서 계속 꾸준히 4년간 했던 거는 계약의 힘, 입금의 힘이었다. 근데 계약이 끝났을 때 이제 더 이상 안 해라고 하지 않고 그 다음부터는 입금이 안 돼도 했던 거니까. 블로그가 사실 습관이 된 것이다. 어쨌건 책도 15권을 썼다. 이런 삶을 살아서 사실은 기록하는 게 버릇이 됐다. 요즘은 사진으로도, 영상으로도 기록을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글로 기록을 한다.
→ 4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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