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방산 부문 매각...대기업 독점·경쟁력 하락 우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풍산 방산 부문 매각...대기업 독점·경쟁력 하락 우려

한스경제 2026-04-01 17:00:00 신고

3줄요약
풍산이 생산하고 있는 탄약 라인업./풍산
풍산이 생산하고 있는 탄약 라인업./풍산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K-방산의 종가(宗家) 풍산이 신동(구리 가공) 사업과 함께 회사의 양대 축인 방산 부문 매각설이 퍼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풍산의 방산 부문 매각 추진이 실적이 아니라 지배구조를 염두에 둔 포석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풍산의 방산 부문을 매입할 가능성이 큰 주요 방산기업들이 인수 후 시장을 독점,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하락까지 불러올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풍산은 최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 과거 두 차례 매각 시도...매각가 1.5조원 추산

풍산은 탄약 사업부를 매각하기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 D&A(구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국내 주요 방산 기업과 접촉하며 인수 의사를 타진 중이다. 주관 업무는 외국계 투자은행 라자드와 법무법인 김앤장이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매각 가격을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풍산은 이미 지난 2020년과 2022년 방산 부문 매각을 시도한 바 있어 이번 매각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기류가 강하다.

풍산은 지난 1968년 창업 이후 신동과 방산을 양대 축으로 성장해 온 비철금속 소재 및 방산기업이다. 동판·동관·봉선 등 신동 제품과 군용 탄약을 주력 사업으로 육성해 오며 대한민국 산업화와 자주국방 실현의 산파 역할을 수행했다. 1972년 탄약 생산업체로 지정되며 방산 시장에 진출한 풍산은 이후 안강종합탄약공장 준공, 온산공장 구축, 방산 계열 확대와 해외 거점 확장을 거치며 현재의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 방산 매각, 류진 회장 장남 미국 국적자서 출발

이 같은 사업구조는 장기간 풍산의 강점으로 작용했다. 신동이 외형을 지탱하고 방산(탄약)이 수익성과 전략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식이었다. 실제 지난해 풍산의 방산 사업 부문 매출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방산 부문) 영업이익은 2000억원 이상을 기록했지만 신동 사업 부문은 3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영업이익은 1000억원에도 못 미쳐 수익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산 부문의 비중이 적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70% 수준으로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풍산 입장에선 방산이 수익이 많이 남는 알짜 사업인 셈이다.

풍산이 이처럼 고수익을 창출하는 방산 부문 정리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경영권 승계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장남 류성곤(미국명 로이스 류) 씨가 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어 방산업체 경영 참여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방위사업법상 외국인이 방산업체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거나 임원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승계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방산 부문 분리 또는 매각 시나리오가 적극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최근 국제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서 풍산의 방산 부문 가치가 크게 높아진 점도 현 시점을 매각 적기로 보는 판단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잠재 매수후보 시장 독점 우려...공급망 단일화 위기 대응↓

하지만 현 정부 들어 목소리가 커진 소액주주들은 풍산 측이 비밀리에 진행하려는 물적 분할계획을 사실상 반대하면서 방산 부문의 인적 분할을 요구하고 있다. 알짜 사업인 방산 부문을 회사가 임의로 떼어내 정부에 비밀스럽게 신고한 이후 팔아버리는 행위는 사실상 배임과 진배 없다는 지적이다. 과거와 달리 주주권익 제고를 통해 국내 증시를 선진화하려는 이재명 정부가 풍산의 이런 계획을 허가해 줄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것이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들떴던 주가가 지난달 발발한 중동전쟁으로 사실상 더없이 높은 정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탄약 사업 가치의 최고점 구간에서 풍산의 방산 부문 매각 이슈가 계속 시장에 나도는 것은 가치가 최고점일 때 핵심 사업을 분리하려는 시도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즉 풍산의 방산 부문 매각은 경영 전략이 아닌 법적 제약에 묶인 류성곤 씨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출구 전략’이란 지적이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풍산이 핵심 사업을 떼어내는 과정에서 훼손되는 기업가치는 고스란히 소액주주의 몫이며 이는 상법상 충실의무 위반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며 “풍산의 탄약 사업 부문 분리 혹은 매각을 회사에만 맡길 경우 이는 개별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시장 신뢰 훼손 사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풍산의 방산 부문 M&A가 방위산업의 특성상 특정 기업이 독점하는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시장 경쟁 위축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 D&A, 현대로템 등 잠재 인수자로 지목된 방산기업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규모가 성장했다.

기술과 인력, 생산라인이 이들 기업 중 한 곳으로 쏠리면 효율은 높아질 수 있지만 동시에 구조적 리스크도 커진다는 분석이다. 특정 기업의 경영 판단이나 재무 상황, 대외 변수에 따라 산업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망 단일화로 위기 대응력이 저하될 수 있고 중소 협력사 생태계가 대기업 중심으로 지나치게 종속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풍산 방산 부문 M&A 논의는 단순히 인수 주체 결정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 인수 이후 어떠한 산업 구조를 만들 것인지 국가 전략산업으로서 방산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산은 시장 논리만 갖고 판단하기엔 복잡한 영역”이라며 “국가안보와 직결된 산업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의 정책적 판단과 산업 생태계 보호가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