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따로 묶고 다주택자 압박…부동산 자금줄 전방위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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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따로 묶고 다주택자 압박…부동산 자금줄 전방위 차단

이데일리 2026-04-01 16:49: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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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훈 이수빈 기자]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을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별도로 관리하고 다주택자 대출까지 직접 조이면서 부동산으로 향하는 자금 흐름을 전방위적으로 차단하고 나섰다. 단순한 대출 억제를 넘어 금융 자금의 흐름 자체를 바꾸겠다는 정책 전환으로 해석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총량 1.5%로 낮추고 주담대 별도 관리…‘이중 규제’

1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가계대출 관리방안의 핵심은 ‘이중 규제’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로 낮추는 동시에 주담대에 별도 관리 목표를 부여해 부동산 관련 대출을 직접 통제하는 구조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 1.7%보다 0.2%포인트 낮춘 것으로, 경상성장률 전망치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그동안 일부 금융회사들이 주담대를 늘리고 신용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총량 규제를 맞춰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주담대 중심의 대출 확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정책대출 축소도 병행된다. 현재 약 30% 수준인 정책대출 비중을 20%까지 단계적으로 낮춰 공공 부문을 통한 부동산 자금 공급도 줄이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현재 약 89% 수준에서 2030년까지 80%로 낮춘다는 목표다. 단순 총량 관리가 아니라 구조적인 부채 축소까지 염두에 둔 조치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는 이번 대책의 강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규 대출에 이어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까지 제한하면서 사실상 레버리지 유지 경로를 막았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시장에 나오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출을 조이는 동시에 매물 공급을 늘리는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실제로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만기 일시상환 주담대는 약 1만7000건, 4조1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만 약 1만2000건, 2조7000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대출 연장 차단이 실제 매물 증가로 이어질 경우 수도권 중심의 공급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제 보완을 통해 매물 출회 유인을 높인 점도 눈에 띈다. 기존에는 주택을 매수하면 일정 기간 내 실거주 의무가 부과돼 거래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까지 실거주를 유예해 거래를 앞당길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규제 강화로 막힌 거래를 일정 부분 복원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새로운 논란도 낳고 있다. 실거주 의무가 유예되면서 무주택자가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매수한 뒤 일정 기간 실거주를 미루는 ‘갭투자’가 제한적으로 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정책적으로는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한 보완 장치지만, 결과적으로는 갭투자 경로를 일부 열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실거주 의무 때문에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출 규제는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투기 수요를 확대하는 조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거주 유예에 ‘갭투자’ 논란…당국 “불가피”

편법 대출에 대한 차단도 한층 강화된다. 사업자대출을 활용해 주택을 구입하는 등 규제 회피 사례를 막기 위해 2021년 이후 대출을 전면 점검하고, 적발 시 전 금융권 대출을 최소 3년, 최대 10년까지 제한하는 강력한 제재를 도입했다. 가계대출 약정 위반 역시 대출 회수와 향후 대출 제한으로 이어지는 등 사후 관리도 강화된다.

은행권의 영업 전략 변화도 불가피하다. 가계대출 총량이 강하게 묶이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이었던 주담대 확대가 어려워지고, 자금 운용의 무게 중심이 기업대출이나 투자금융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금융 재원을 부동산이 아닌 생산적 분야로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은행권의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차주 입장에서도 체감 변화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총량 규제가 강화되면 은행 간 대출 경쟁이 약화되면서 금리 인하 압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대출 문턱까지 높아질 경우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향후 추가 규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확대, 자본 규제 강화 등을 추가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이번 대책이 일회성 조치가 아니라 가계부채 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편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다.

이처럼 총량 규제, 주담대 통제, 다주택자 압박, 편법 대출 차단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금융당국이 부동산 시장으로 향하는 자금 흐름을 구조적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조치는 이미 대출을 받아 버티던 다주택자의 레버리지 유지 자체를 어렵게 하는 압박책”이라며 “단기적으로 수도권 주택 매물 증가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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