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과의 지상전이 위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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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란과의 지상전이 위험한 이유

이데일리 2026-04-01 16:33: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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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군이 이란에서 지상전을 벌이는 것은 위험하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시아에서 벌어진 지상전은 미국에 대체로 순탄하지 않았다. 베트남전과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 모두 미국은 예상보다 훨씬 오래 현지에 발이 묶였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AFP)


◇ 하르그섬 장악해도 ‘득보다 실’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병력을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이란 연안 걸프만의 하르그섬 침공 방안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미국의 선택지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90%가 지나가는 거점이다. 장악 시 하루 240만~280만배럴 규모의 이란산 원유 수출을 상당 부분 끊어 전쟁 자금줄을 압박할 수 있다. 과거 지미 카터·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각각 이란 인질위기와 이란-이라크 유조선 전쟁 당시 하르그섬 공격을 검토했다가 세계 유가 충격과 동맹국 피해 우려로 포기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번 전쟁에서 하르그섬의 군사 목표물을 공습했지만, 석유 수출 인프라는 타격 대상에서 제외했다.

문제는 섬을 점령한 다음이다. 이란 원유 수출이 멈추면 에너지 가격이 오르며 세계 경제에 추가 충격을 준다. 이란의 담수화 시설 등 걸프 지역 인프라에 대한 보복 공격 가능성도 있다. 작전 범위도 남쪽의 자스크·라반·시리 등 다른 터미널까지 점령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수 있어 복잡성이 커진다. 차라리 이란 유조선을 해상에서 막는 편이 단순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사상자 발생·전력 소모 심화 가능성…국내외 부담 가중

하르그섬에 주둔한 미군은 보급과 방어 측면 모두 취약하다. 이란 본토와 가까워 드론·미사일 공격에 상시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엔 이란 미사일이 방공망을 뚫고 사우디아라비아에 배치된 미군 E-3 센트리 조기경보기를 파괴한 사례까지 나왔다. 전면전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라크전에서도 도로변 폭탄으로 미군을 집요하게 괴롭힌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같은 전술로 미군 사상자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군 희생자가 늘어날 경우 국내 여론 악화는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이 8개월 뒤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관 속에 담긴 미군이 귀환하는 장면은 정치적으로 치명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충격이 미국 경제를 직격할 경우 여론은 더 빠르게 돌아설 수 있다.

외교적으로도 걸프 동맹국들의 인프라가 피해를 입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수록 국제사회의 압박과 책임론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이미 토마호크 미사일 850기 이상을 소진해 전 세계 가용 재고의 약 3분의 1을 쏟아부은 상태다. 이란 농축우라늄 400kg 탈취 작전도 거론되지만, 이스파한·나탄즈·포르도 세 곳을 동시에 타격하는 것은 미국의 능력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란 하르그섬. (사진=AFP연합뉴스)


◇ 트럼프 “2~3주 내 떠날 것”…출구전략 모색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아주 곧 떠날 것”이라며 “2주, 어쩌면 3주 안에 전쟁을 마무리하고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도 “해협을 이용하는 나라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며 동맹국들에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방적 종전 선언이 현실화되기까지 넘어야 할 변수가 많다는 회의적 지적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JD 밴스 부통령,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모두 과거 중동 지상전에 참여했고 거대한 실책이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지금이라도 이란과의 지상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확실히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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