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셋을 쓰는 순간, 영화관 좌석은 공연 1열로 바뀐다. 좌우와 위까지 펼쳐지는 360도 가상현실 화면 속 멤버들은 팔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서 퍼포먼스를 펼친다.
최근 극장가에는 VR 콘서트가 잇달아 걸리고 있다. 지난달 4일에는 ‘투어스 VR 콘서트 : 러쉬로드’가 개봉했으며, 오는 15일에는 ‘르세라핌 VR 콘서트 : 인비테이션’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엔하이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에이티즈 등도 VR 콘서트로 팬들을 만났다.
VR 콘서트는 기존 공연 실황 영화와 본질적으로 다른 콘텐츠다. 공연 실황 영화가 이미 끝난 무대의 영상과 비하인드, 그리고 아티스트의 인터뷰를 편집해 개봉하는 방식이라면, VR 콘서트는 해당 콘텐츠만을 위해 아티스트가 크로마키 앞에서 VR 카메라로 10곡 이내의 무대를 촬영하는 ‘오리지널 제작물’이다. 크로마키 기술로 배경을 다채롭게 연출할 수 있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무대 연출도 가능하다.
관람 방식 역시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관객은 영화관 좌석에 앉아 VR 헤드셋을 착용한 뒤 공연을 감상한다. 좌석 위치에 구애받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영상이 시작되면 VR로 구현된 손이 등장해 화면 속에서 다양한 선택을 직접 할 수 있으며, 공식 응원봉을 들고 흔드는 등 실제 공연장에 온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이러한 특장점은 관객수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가장 최근 개봉한 ‘투어스 VR 콘서트 러쉬로드’의 경우 지난달 4일 개봉 후 22일 만에 누적관객수 2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투어스가 자체 개최한 국내 단일 오프라인 공연 관객수를 넘어서는 수치다.
팬들의 만족도도 높다. 팬들은 “생각보다 훨씬 실감 나서 마치 무대 위에 함께 올라가 공연을 보는 느낌이었다”, “VR 기술이 이 정도까지 발전했다는 게 놀라웠다”,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몰입감이 뛰어났다”, “현실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인데, 과연 가짜라고 할 수 있을까 싶다” 등 반응을 보였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아이템이다. K팝 아티스트 콘텐츠의 특성상 VR 콘서트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 배급이 제작비 회수의 핵심 통로다. 전용 헤드셋만 현지 극장에 설치하면 즉시 상영이 가능한 구조로, 타 특수관 대비 투자 비용도 크지 않다.
‘엔하이픈 VR 콘서트 : 이머전’, ‘에이티즈 VR 콘서트 : 라이트 더 웨이’ 등 다수의 VR 콘서트를 제작한 어메이즈 이승준 대표는 “라이브로 하는 공연은 15만~20만원까지 올라 ‘라이트한’ 팬에게는 부담스러운 경험이 됐다. VR 콘서트는 금액이 비싼 콘서트를 소비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굉장히 접근성이 좋은 콘텐츠”라고 짚었다.
이어 “수많은 플랫폼을 통해 쏟아지는 2D 콘텐츠는 이제 K팝 산업에서 크게 경쟁력이 없다. 팬덤형 소비자에게는 경험을 주는 것이 중요한데, VR 콘서트는 영화관에 방문해서 하는 모든 행동을 경험으로 판단하고 판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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