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석유화학은 물론 반도체 등 전 산업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원유 도입선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의존 배경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동 원유 수입 비중은 2021년 59.8%까지 떨어졌으나 2023년 71.9%로 반등한 이후 2025년까지 3년 연속 70% 전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IEP는 이 같은 중동 쏠림 현상의 원인으로 지리적 이점과 국내 정유설비 특성을 꼽았다. 중동은 타 지역 대비 수송 비용이 저렴(2025년 기준 배럴당 1.12달러 절감)하며 국내 정유 공장이 중동산 중질·고황 원유 처리에 특화된 고도화 설비 위주로 설계돼 있어 경제성 측면에서 중동 원유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국과 인도가 싼값의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사들이면서 상대적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중동 원유에 대한 접근성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최근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 등으로 중동 지역 내에서 하루 1000만 배럴 수준의 심각한 원유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KIEP는 당장은 원유 공급 안정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중 장기적으로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KIEP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브라질 등의 생산 확대만으로는 단기적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역부족”이라며 “향후 아시아 주요국들의 원유 도입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호주(25.1%), 앙골라(20.9%), 미국(8.0%) 등 한국산 석유제품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산유국을 적극 공략해 원유 확보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호주는 등유 및 난방용 연료의 98.3%, 미국은 항공유의 68.6%를 한국에 의존하고 있어 이를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정부 차원의 실질적 지원 확대도 주문했다. 현재 운송비 일부를 환급해 주는 원유 도입선 다변화 제도의 지원 한도를 늘리고 금융·보험·장려금 등으로 혜택 범위를 대폭 넓혀 정유사들의 대체 물량 확보를 독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는 전체 에너지 믹스 전환과 함께 다양한 유종을 처리할 수 있도록 정유설비의 유연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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