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 시대, 왜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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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500원 시대, 왜 문제일까?

아주경제 2026-04-01 16:16: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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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어섰다. 지난달 31일 원화는 달러당 1500원 아래로 밀렸고, 장중 한때 1529원대까지 약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과 외환위기 국면을 제외하면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수준이다. 시장의 관심이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500원은 경제가 당장 무너지는 절대선이라기보다, 환율 불안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등에 가깝다.

숫자만 보면 환전할 때 손해가 커진 정도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처럼 에너지와 원자재를 해외에서 많이 들여오는 나라에서는 환율 상승의 파장이 크다. 달러 값이 뛰면 원유, 가스, 곡물, 각종 산업용 부품을 사오는 비용이 함께 뛴다. 그 부담은 정유사, 항공사, 식품업계, 제조업체의 원가를 밀어올리고, 결국 기름값과 생활물가 압력으로 이어진다. 한국 정부가 최근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고 유가 충격 완화 대책을 꺼내든 것도 이 같은 부담을 의식한 대응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원화 약세를 단순한 외환 유동성 위기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지난달 31일 환율 상승 배경과 관련해 "외국인 주식자금이 매일 큰 규모로 나가면서 수급 측면에서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환율 수준 자체보단 상승 속도를 주의 깊게 보고 있으며, 달러 유동성은 양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오래 머물 경우 국내 물가를 자극하고, 내수와 중소기업, 가계의 부담을 키울 수 있는 상황. 즉 지금 시장이 무서워하는 것은 '1500원'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고환율이 고착되면서 경제 주체들의 비용과 심리를 동시에 짓누르는 상황이다.

1400원대 후반까지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강했다면, 1500원을 넘는 순간부터는 '원화 약세가 한 단계 더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붙기 쉽다. 더 중요한 건 속도다. 짧은 기간에 환율이 1530원, 1540원대로 빠르게 치솟으면 기업과 투자자, 소비자 모두 '더 오를 수 있다'는 예상을 하게 되고, 이 예상이 다시 달러 수요와 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3월 한국 증시가 급락한 과정에서 외국인은 코스피 주식을 35조원어치 팔아치웠고, 같은 기간 원화 약세도 가팔라졌다.

그렇다면 얼마까지 가야 정말 위험하다고 봐야 할까. 외환시장에서는 통상 1500원선을 심리적 경계선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530~1540원대는 불안 심리가 더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구간으로 읽힌다. 1600원 안팎은 상징성이 더 크다. 다만 한국은행은 최근 환율 상승만으로 과거식 외환위기 가능성을 단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진짜 위험은 고환율이 장기간 이어지며 유가 상승, 물가 압력, 자금 이탈이 한꺼번에 겹칠 때 커진다.

지금 상황을 1997년이나 2008년과 단순 비교할 단계로 보긴 어렵다. 한국은행 한국이 충분한 외환보유액과 대외순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유형의 금융·외환위기를 곧바로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일 발표된 3월 수출은 861억 3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반도체 수출은 151.4% 급증했다. 원화가 약하다고 해서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까지 무너졌다고 보긴 어렵다는 뜻이다.

결국 고환율이 무서운 이유는 그 충격이 주유소와 장바구니, 기업 원가와 투자 심리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 있다. 1500원은 파국의 숫자가 아니라, 한국 경제가 대외 충격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드러낸다. 그 숫자 위에서 얼마나 오래 머무르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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