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형 맞춤 설계·실용성 강화… 브랜드 대응 전략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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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남성복 시장이 ‘핏’과 ‘스타일링’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정장 중심의 획일적 구성에서 벗어나 체형에 맞춘 설계와 착장 제안이 결합되면서, 브랜드 간 경쟁도 단순 상품을 넘어 소비 경험 영역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과거 남성복 시장은 상·하의와 아우터를 개별적으로 구성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직접 스타일을 조합해야 하는 부담이 존재했고, 글로벌 기준 패턴에 따른 체형 불일치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브랜드들은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착장 제안을 포함하거나, 체형에 맞춘 실루엣과 활용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는 모습이다.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스타일링과 소비 편의성을 함께 제안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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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인큐베이터 하고하우스는 남성복 브랜드 테일던을 선보이며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테일던은 3040 남성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하고, 스타일 큐레이션과 체형 설계를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스타일리스트 박태일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해 실제 착용 환경을 고려한 디자인에 집중했으며, 선 스타일링 방식을 도입해 제품이 아닌 착장 단위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클래식과 베이직 중심의 제품 구성과 적정 생산을 통해 재고 운영 효율성까지 함께 고려했다.
제품 설계 역시 변화의 방향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 남성 체형에 맞춘 패턴을 적용해 일상과 업무 환경 모두에서 활용 가능한 실루엣을 구현했으며, 가격대는 SPA와 전통 남성복 브랜드 사이에 위치하도록 설정했다. 테일던은 4월 2일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러한 변화는 다른 브랜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신성통상의 남성복 브랜드 지오지아는 스타일링 전략을 조정하며 수트 중심 구성에서 벗어나 셋업 재킷과 데님을 결합한 비즈니스 캐주얼 스타일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관련 상품 판매가 증가했으며, 와이드 슬랙스 등 여유 있는 실루엣 제품군의 확대도 두드러졌다.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브랜드들 역시 간절기 시즌을 맞아 ‘타임리스 핏’을 중심으로 한 아우터를 선보이고 있다. 체형에 맞게 떨어지는 실루엣과 실용성을 강조한 필드 재킷 스타일이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헨리코튼은 아우터 매출 증가를 통해 수요 변화를 확인했으며, 시리즈와 24/7series 또한 소재와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으로 대응하고 있다.
클래식 기반 브랜드에서도 변화는 이어지고 있다. 세정그룹의 남성복 브랜드 브루노바피는 포멀과 일상을 아우르는 스타일을 제안하며 실용적인 정장과 이너웨어 중심의 컬렉션을 구성했다. 단품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스타일링 범위를 확장한 점이 특징이다.
캐주얼 브랜드 역시 이 같은 흐름에 합류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젠더플루이드 아이템과 출근용 스타일링을 함께 제안하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남성복 매출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아이템군이 실적을 견인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남성복 시장은 핏과 스타일링, 활용도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일 브랜드 내에서도 스타일 제안과 제품 설계 전략이 동시에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 전반에서 전략이 다변화되는 가운데, 향후에는 제품 자체를 넘어 ‘어떻게 입을 것인가’까지 제안하는 역량이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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