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박동선 기자] 글로벌 OTT의 공세 속 국내 방송사들의 제작비 지갑은 이미 바닥을 드러냈고, 고비용 인력 구조에 따른 기초체력 저하 역시 만성화된 실정이다.
이러한 위기 국면에서 오는 5일 첫 방송을 앞둔 EBS ‘AI 드라마 - 부활수업’은 보조적 수단에 머물던 AI를 극 전체를 이끄는 주연으로 활용하는 실험을 전개하며, 방송 제작 파이의 재편 가능성과 기술적 한계를 동시에 타진하는 변곡점으로서 그 결과를 기대케 한다.
◇ 숏폼 유행 넘어선 ‘전반적 호흡’의 실험, 제작 패러다임의 변화
그간 방송계에서 AI는 인기 드라마의 특정 장면이나 교양 프로그램의 실감 연출처럼 기술적 보완재 혹은 짧은 호흡의 이벤트성 숏폼에 머물러 왔다. 최근 틱톡·인스타그램 등 숏폼 채널을 중심으로 확산된 'AI 고인 부활' 콘텐츠 역시 대중에게 찰나의 감동을 선사하는 유희적 측면에 치우쳐 있었다.
하지만 오는 5일 베일을 벗는 ‘부활수업’은 이러한 단편적 활용을 넘어 안중근 의사 등 역사적 인물을 100% AI 기술로 복원, 전반적인 호흡을 관통하는 전문적인 롱폼(Long-form) 내러티브 구축을 시도할 전망이다. 이는 AI가 단순한 '감초'를 넘어 한 편의 극을 온전히 책임지는 '서사 주체'로서 드라마 장르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게 됨을 의미한다. 제작비 절벽 시대에 AI가 인간 창작자의 상상력을 실체화하는 고효율 도구로 안착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 ‘미완의 기술’에 대한 우려와 기하급수적 성장세의 충돌
다만, 숏폼에서 허용되던 기술적 관대함이 실제 시청자의 '롱폼 몰입'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별개의 과제다. 15초 내외의 짧은 영상에서는 신기함으로 치부되던 기술적 오차도 호흡이 긴 드라마에서는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의 함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아직 기술 발전이 더 필요하다"라는 평가와 함께 이번 시도가 '온전치 못한 실험'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다만 관련 리소스와 기술 개발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현시점에서, 단계적으로 AI제작의 메인스트림화가 진척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주요포인트로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 제작비 임계점 돌파할 기초체력, AI와 인간의 공존 방향 타진
이처럼 '부활수업'은 방송사가 인건비 리스크를 제어하면서도 고품질의 지적 자산을 지속 가능하게 생산해 낼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중대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AI가 빚어낸 인물들의 눈동자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느냐에 따라, 이번 시도는 방송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 혹은 기술적 시행착오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차가운 알고리즘 위에 얹힐 인간의 뜨거운 통찰이 과연 롱폼 서사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은 오는 5일 열릴 새로운 제작 지평을 향해 쏠리고 있다.
한편, 안중근 의사의 뤼순 감옥 메시지를 필두로 시대를 관통하는 위인들의 고뇌를 조명할 EBS 'AI 드라마 - 부활수업'은 기술적 완성도와 인문학적 깊이를 동시에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뉴스컬처 박동선 dspark@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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