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한나연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수급 차질 우려가 건설 현장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입주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청약이나 분양을 고민하던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도 '지금 들어가도 괜찮은 시점인지'를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건자재 생산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레미콘 혼화제를 비롯해 창호(PVC), 도료, 단열재, 접착제 등 대부분의 건자재가 석유화학 제품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단순 가격 상승을 넘어 공급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목된다.
실제 현장에서는 공사비 인상과 공기 지연 우려가 동시에 감지되고 있다. 예컨대 현대건설은 최근 전국 시공 현장에 공문을 발송하고, 유가 상승과 물류비 변동성 확대, 나프타 수급 불안 등 대외 여건 변화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 흐름은 공사 막바지 단계에서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골조 공정의 경우 일정 지연 이후 공기를 일부 만회할 수 있지만, 창호·도장 등 마감 공정에서 차질이 발생하면 준공 일정 지연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재 수급이 어려워지면 공사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의 지연은 지체상금 및 PF채무인수 등에 대한 분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조합원과 수분양자들의 불안도 커지는 모습이다. 서울의 한 정비사업 조합원은 “이미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공기가 더 늘어나면 감당하기 어렵다”며 “입주 일정이 또 미뤄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중동 리스크는 단순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넘어 건설업 전반을 동시에 압박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 장기화 시 공사비 상승과 건설 수요 위축, 자금조달 경색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유가 상승은 자재비뿐 아니라 장비 임대료와 운송비 등 공사 전반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사업성 악화는 착공 지연이나 공사 규모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금리 변동성과 PF 조달 부담까지 겹칠 경우 사업 추진 속도 자체가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불확실성이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사비 상승 압력이 분양가에 반영될 가능성과 함께 공사 지연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입주를 앞둔 수요자부터 청약을 고민하는 대기자까지 시장 참여자 전반의 판단이 신중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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