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에스테틱 프랜차이즈 약손명가의 가맹점주 수십 명이 수년간 이어온 갑질과 불공정 거래 관행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민·형사 법적 대응에 나섰다. 청구액만 170억원을 웃도는 초대형 소송전이 본격화되면서 업계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2026년 4월 1일, 약손명가 가맹점주 33명은 '가맹점사업자협의회'를 새롭게 조직하고 본사를 상대로 한 173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이와 동시에 공정거래위원회에는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서와 불공정약관 심사 청구서를 제출했으며, 경찰에는 전 대표이사와 창업주 회장 등을 상대로 형사 고소장을 접수했다. 한 기업의 가맹 사업을 둘러싸고 이처럼 민사·형사·행정 세 방면에서 동시에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점주들이 폭로한 본사의 행태는 통상적인 가맹 관리 수준을 한참 벗어난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점주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전 대표이사 A씨는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교육 시간에 고성과 폭언을 일삼고 다수의 가맹점주가 보는 앞에서 외모를 지적하거나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살을 빼라"는 면박은 물론, "이 일을 안 했으면 너희가 뭘 했겠냐"며 점주들의 자존감을 짓밟는 언행도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점주들은 한 달에 한 번 5시간 이상의 본사 교육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했으며, 매출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미수금이 발생하면 별도의 '철학 교육'이라는 이름의 추가 교육이 더해졌다. 한 밤중에 시작된 면담이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으며, 일부 점주는 책상 위에 무릎을 꿇고 올라가도록 강요받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이른바 '벌칙 문화'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A씨는 점주들에게 팔굽혀펴기와 필라테스 동작을 수행하는 영상을 촬영해 보고하도록 지시했으며, 독서 후 독후감 제출이나 일명 '깜지'(글씨를 빽빽하게 채우는 반성문 형식의 과제)를 강요하기도 했다. 한 점주는 "기업이라기보다 사이비 종교집단 같다고 늘 느꼈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표현했다. 이뿐만 아니라 점주들은 A씨의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가 제조한 화장품을 반드시 구매하도록 강제당했으며, 특수관계 회사를 통한 물품 구매 강요, 실질적 서비스가 없는 컨설팅 수수료 부과 등 경제적 착취도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에서는 창업주로 알려진 회장 B씨를 향한 강제추행 혐의 고소도 포함돼 있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점주들은 본사 교육 과정에서 B씨로부터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이에 대해 약손명가 측은 기술 교육 특성상 신체 접촉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하며, "교육 현장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일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대표 A씨 역시 "가맹 계약은 회계법인의 전문 자문을 거쳐 충분한 사전 검토와 객관적 절차를 통해 투명하게 공유됐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태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이미 법원이 관련 사건에서 약손명가 본사에 불리한 판단을 내린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1-3민사부는 퇴사 직원 B씨를 상대로 본사와 가맹점주가 제기한 위약금 청구 소송에서 1·2심 모두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약 4년간 가맹점에서 근무하다 퇴사한 B씨에게 본사는 1,000만 원, 가맹점주는 490만 원의 교육비 반환을 요구했으나, 재판부는 서약서에 명시된 '수료'라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후 약손명가 측이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지만 결국 이를 취하하면서 회사 측에 불리한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약손명가는 국내 100여 개, 해외 20여 개 지점을 운영 중인 대형 에스테틱 프랜차이즈로, 특히 예비 신부들이 즐겨 찾는 피부 관리 서비스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업체다. 올해 초에는 머니투데이가 선정한 '2026 대한민국 브랜드파워대상'에서 뷰티관리서비스 부문 14년 연속 수상이라는 기록을 이어가는 등 대외적인 이미지 관리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온 터였다. 그러나 이번 집단 소송으로 그 화려한 외면 뒤에 가려진 심각한 내부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
이번 집단 소송을 계기로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갑질 관행과 불공정 가맹 구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다시 한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 신고를 어떻게 처리할지, 경찰 수사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약손명가가 표방하는 '점주와의 상생' 노선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지 여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가맹점주들의 용기 있는 문제 제기가 프랜차이즈 생태계의 건강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향후 재판 결과와 수사 진행 상황에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원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