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스리백은 죽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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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스리백은 죽어있다

풋볼리스트 2026-04-01 12: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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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축구는 득점을 하고, 실점하지 않으면 이기는 스포츠다. 득점 확률을 높이려면 공격 진영에 상대보다 사람이 많아야 하고, 실점 확률을 줄이려면 수비 진영에 상대보다 사람이 많아야 한다. 그러니까 축구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움직여야 한다. 공격 상황에서는 공격 진영으로, 수비 상황에서는 수비 진영으로 움직여야 한다. 당연히 상대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다면 좋다.

홍명보 감독이 지난 코트디부아르전을 앞두고 진행한 기자회견도 비슷한 맥락이다. 홍 감독은 당시 “월드컵에서 경쟁력 있는 팀이 되기 위해서는 트랜지션, 즉 공수 전환이 얼마나 되는지를 유심히 봐야 한다”라며 “공수 전환 속도는 더 빨라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치른 경기보다 공수 전환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야만 더 나은 경기력과 결과를 도모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코트디부아르전에는 일견 그 목표를 실현하는 듯했다. 정확히는 전반 초반에 그랬다. 홍 감독은 3-4-2-1 전형에서 오현규, 황희찬, 배준호 등 기동력이 있는 선수 구성으로 상대 골문을 정조준했다. 전반 12분 빠른 공격전개를 통해 공을 잡은 황희찬이 왼쪽에서 안으로 파고든 후 골문을 살짝 벗어나는 슈팅을 구사했다. 전반 20분에는 설영우의 원터치 스루패스에 이은 오현규의 슈팅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다만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한국은 코트디부아르 측면 공격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며 무너졌고, 이후에도 두 번 더 골대를 맞추긴 했지만 경기 초반의 분위기가 살아나지는 않았다.

오스트리아전은 코트디부아르전과 사뭇 달랐다. 이날 한국은 3-4-2-1 전형을 그대로 들고 나왔는데, 실제로는 5-4-1 내지 5-2-3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은 이전보다 수비에 치중하며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1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격은 수비 진영에서 롱패스에 이은 공격수들의 직접 공격이 주를 이뤘다. 후반 중반 이후 손흥민 혹은 오현규의 결정적인 기회는 상대 수비에 막혔다.

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수비 진영에서 공격 진영으로 직접 롱패스를 보내는 건 나쁜 전략도, 지양해야 할 전략도 아니다. 이강인이나 김민재, 황인범처럼 정교한 롱패스를 보낼 자원이 있고, 손흥민과 오현규, 황희찬처럼 상대 골문을 타격할 위협적인 공격수가 있다면 그렇게 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

그렇지만 그것만 있다면 큰 문제다. 홍명보호의 유의미한 전술은 그것뿐이다. 정확히 말해 홍명보호는 전술적 부족함으로 수비 진영에서 공격 진영으로 롱패스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스스로를 몰아넣었다.

홍 감독은 위치를 중시한다. 공격 상황에서는 3-2-4-1 대형을 만든다. 그뿐이다. 3-2 빌드업에서 스리백과 중원 2명은 고정된 위치에서 공을 주고받기만 한다. 과감한 움직임은 없다. 아니 유의미한 움직임이 없는 수준이다. 중원에서 공을 잡았을 때 상대가 달라붙는다 싶으면 뒤로 공을 보낸다. 센터백도 골키퍼에게 보낸다. 공을 받기 위해 중원에 있던 선수가 수비라인으로 내려가기도 한다.

코트디부아르전에 공격 전개를 짧은 패스로 풀어나오지 못한 이유다. 약속된 움직임이 없으니 상대가 대형만 잘 갖추면 선수들이 고립될 수밖에 없다. 코트디부아르는 한국을 상대로 맹렬한 전방압박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저 대형을 갖췄다. 그것만으로 한국 빌드업을 방해하기엔 충분했다. 한국은 상대 뒷공간을 향한 롱패스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김민재(왼쪽, 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민재(왼쪽, 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오스트리아전에도 상징적인 장면이 나왔다. 전반 18분 한국은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았음에도 선수들의 정적인 움직임 속 마땅히 줄 곳이 없어 미드필더-센터백-골키퍼 순으로 공을 보냈다. 골키퍼 김승규는 다시 빌드업을 시작하고자 중앙에 있던 백승호에게 공을 건넸다. 이때 오스트리아 수비가 압박에 들어갔고, 김민재와 이한범은 넓게 벌려선 상태였다. 이한범 쪽으로 방향을 튼 백승호는 과감한 전진패스를 시도했다가 상대에게 높은 위치에서 공을 뺏겼고, 이것이 상대의 슈팅과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백승호의 패스미스가 부각됐지만, 실제로는 그 이전부터 한국은 짧은 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홍 감독은 오프더볼 움직임보다 온더볼 플레이에 중점을 둔다. 김진규는 지난해 11월 가나전 이후 인터뷰에서 “소속팀에서는 온더볼 50%, 오프더볼 50%를 요구한다. 대표팀에서는 직접 공을 잡고 플레이하는 데 많은 비중을 둔다”라고 대표팀에서 역할 차이를 설명했다. 그 후 짧은 패스와 긴 패스를 섞어야 한다는 홍 감독의 조언을 첨언했는데, 그마저도 온더볼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주였다.

오프더볼 움직임이 없다면 온더볼 플레이를 지나치게 선수 개개인에 의존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개인 역량이 중요한 롱패스와 역습에서 한국이 보다 반짝였던 이유다. 짧은 패스로도 잘 풀어나오려면 오프더볼 움직임에 대한 약속이 있어야 한다. 한국은 측면 부분 전술 외에 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홍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롱패스 위주 경기 운영을 한 것에 대해 “상대가 강한 압박을 하는 순간에 후방 빌드업을 하다가 뺏겨서 실점하면 치명적이다. 축구가 많이 변했고, 빌드업 개념도 많이 바뀌었다. 위험지역에서 벗어나는 것, 세컨볼을 따내는 게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위험지역에서 벗어나는 방법론에 대한 고찰 없이는 그 말은 모두 공염불이다. 월드컵에서는 오프더볼 움직임에서 개선을 보여야만 한다. 움직이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축구가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는 법칙이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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