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트럼프 금리인하 희망에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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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 트럼프 금리인하 희망에 찬물"

연합뉴스 2026-04-01 11:44: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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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년물 미 국채 금리 상승

전쟁 발발 후 미 금리인하 기대 약화

"고유가 경기침체 우려에 금리인하 가능성" 관측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미국 국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받으면서 미국 경제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시장의 기준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지난 달 35bp(1bp=0.01%포인트) 올랐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며, 국채 금리의 상승은 국채 가격의 하락을 뜻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란 전쟁이 촉발한 원유 부족 사태가 해결되고 있고 향후 몇 달 내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 국채는 글로벌 금융투자 업계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며, 이 국채 시장의 변동은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와 현지 가계·기업의 대출 비용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 금융 시장 데이터를 보는 증시 관계자 미국 금융 시장 데이터를 보는 증시 관계자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요구해온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시장의 기대감이 빠르게 옅어지고 있다.

금리 선물 시장의 데이터를 보면 내년 7월까지 예정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중 그 어느 시점에서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완전히 반영된 구간은 전무했다.

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지난 달 말까지만 해도 연내 0.75%포인트 수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전망이 대세였는데, 전쟁으로 유가가 치솟고 인플레이션 압박이 거세져 금리 인하가 어렵다는 관측이 급증한 것이다.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의 1년 후 시점의 금리를 뜻하는 '포워드 금리'는 지난 달 31일 기준 3.38%에 달해 약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년간의 평균치인 1.74%를 두 배 가깝게 웃도는 수준이다.

포워드 금리는 미국의 실질 금리 수준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포워드 금리가 치솟는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의 급격한 채무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되면서 국방비 지출의 확대가 불가피해 국가 재정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 전쟁의 난기류를 넘어 더 멀리 미래를 봐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작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했을 때 그가 내놨던 진단과 별다른 것이 없다는 것이다. 당시 베선트 장관은 관세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 압력에 그칠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크리스토퍼 호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개별 사건을 일회성 이벤트나 지나가는 과정 정도로 치부할 수 있지만 더 넓은 맥락이 중요하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 벌써 5년째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국채 10년물의 금리는 한국시간 1일 오전 4.29%를 나타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집권에 성공한 2024년 대선 당시와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는 수준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 10년물 금리를 내리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하며 자신의 휴대전화에 국채 가격의 유의미한 변동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쓴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구상에 대해 시장에서는 이란 전쟁이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미 재무부는 최근의 국채 금리 급등에 대한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뉴욕증시 현장 미국 뉴욕증시 현장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전쟁 전만 해도 미국 경제는 호황을 낙관할 요인이 많았다. 작년 11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끝나면서 경기가 반등했고 세금 환급을 통한 소비 촉진 효과도 컸다. 그러나 현재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불안 탓에 경기 상승 요인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경제성장률 예측 모델인 'GDP 나우'는 지난 1월 1분기 성장률을 4.6%로 제시했지만, 최근 이를 2% 미만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국채 시장 일각에서는 고유가가 글로벌 경기 침체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결국 연준이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리 인하는 통상 채권 시장에서 호재로 꼽힌다. 이같은 관측 속에 미 국채 10년물의 금리는 지난 달 31일 종가(4.317%)와 비교해 약 2.18bp 내렸다.

휘발유 가격 고지판을 보는 미국 시민들 휘발유 가격 고지판을 보는 미국 시민들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싱크탱크인 아틀란틱카운슬의 조쉬 립스키 국제경제 의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나빠지면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는 정반대의 대응을 할 수 있다"면서도 "그 누구도 이런 시나리오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이 잡혀서 금리가 내려가는 선순환이 아니라 글로벌 불황이라는 최악 상황에 떠밀려 고육책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이라 이를 긍정적 현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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