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국회가 환자의 권리를 체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환자기본법’ 제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보건의료 정책의 패러다임이 ‘공급자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본회의에서 ‘환자기본법안(대안)’을 재석 177명 중 찬성 175명, 기권 2명으로 의결했다. 이번 법안은 기존 ‘환자안전법’을 통합·확대 개편한 것으로 환자의 권리 보장과 환자안전 정책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첫 기본법이다.
이번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2024년과 올해 각각 대표 발의한 ‘환자기본법안’과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각각 발의한 ‘환자안전법’ 개정안이 병합 심사되며 마련됐다.
법안은 2026년 3월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 13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전날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이날 본회의까지 최종 통과됐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는 공동 성명을 통해 “환자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대한민국 보건의료는 환자 중심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며 환영 의사를 보였다.
이들 단체는 “의정갈등으로 촉발된 1년 7개월간의 의료공백 사태를 겪으며 환자의 권리를 보호할 법적·제도적 기반이 얼마나 취약한지 절감했다”며 “이번 법안은 환자를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고 환자가 능동적으로 투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대한 국회의 응답”이라고 평가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7월 22일부터 12월 16일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100일간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며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해 왔다고 밝혔다. 당초 2024년 발의된 법안은 정부의 소극적 태도로 약 1년간 심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지난해 1월 ‘환자안전법’ 내용과 통합된 법안이 다시 발의된 이후 약 3개월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이번 법안은 구체적으로 국가 차원의 환자정책 추진 체계를 명확히 하고 환자의 권리와 의무를 종합적으로 규정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5년마다 환자정책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고 매년 시행계획을 마련해야 하며 실태조사와 정책 평가를 통해 체계적인 환자정책을 추진하도록 했다. 또한 환자정책위원회를 설치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 환자 및 환자단체 참여를 보장하도록 했다.
환자단체들은 “이제 중요한 것은 이 법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하위 법령 정비와 제도 구축, 환자정책위원회 구성, 환자단체 참여 보장 등을 책임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야만 환자기본법이 선언적 법률이 아니라 환자의 투병과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이번 법 제정이 환자 중심 의료개혁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환자기본법 제정은 보건의료정책의 패러다임을 환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자가 보건의료의 객체에서 주체로 거듭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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