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 없어 발전 못 해…"연간 124만원이라더니" 전남도·영광군 약속 '허망'
"재생에너지 정책, 전력망 확충과 함께 설계해야"
(영광=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주민이 참여해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고 그 수익을 나누는 '영광형 기본소득' 모델로 주목받은 전남 영광 월평마을 영농형 태양광 시설이 준공 1년 가까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발전시설은 완공됐지만 생산된 전기를 보낼 전력망이 연결되지 않은 탓인데, 농촌 소멸의 대안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전남도와 영광군의 약속이 공염불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영광군에 따르면 전남도와 영광군은 지난해 5월 월평마을에서 영농형 태양광 발전단지를 준공했다.
염해간척지 5㏊ 부지에 총 54억원을 투입해 3㎿ 규모의 태양광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이 중 1㎿ 규모 발전단지가 먼저 준공했다.
나머지 2㎿ 규모 시설은 2026년 하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월평마을 영농형 태양광은 주민이 56% 지분을 가진 주민참여형 모델로 설계됐다.
마을 주민이 사업 주체가 돼 발전 수익을 나누는 것인데, 마을 28가구에 매월 11만8천원씩, 연간 124만원을 받는 구조다.
전남도와 영광군은 시설을 준공하며 "지역소멸의 새로운 답"이라고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대대적인 홍보와 달리 월평마을 태양광은 준공 이후 지금까지 발전량은 전무하고, 전력 판매 수익도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
월평마을의 경우 시설 가동을 위해선 전기를 보낼 서영광 변전소가 완공돼야 하지만, 주민 수용성 문제 등으로 준공이 지연되고 있다.
주민들은 그동안 태양광 패널 아래에서 농사를 지으며 연간 124만원의 안정적인 소득을 기대했지만, 오랫동안 수확 감소와 작업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발전시설만 만들었지, 생산된 전기를 보낼 변전소, 송전선로 등 전력계통을 갖추지 못한 정책 당국에 문제와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도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을 23GW까지 확대하고 주민 이익 공유제를 제도화해 에너지 기본소득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영광군도 재생에너지 수익을 기반으로 2037년부터 군민 1인당 월 30만 원 수준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오미화(진보당·영광2) 전남도의원은 "월평마을 사례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전력망 확충이 통합적으로 설계되지 않을 때의 문제를 보여준다"며 "재생에너지 정책은 발전소 건설을 넘어 전력망과 전력 소비 구조까지 통합 설계해야 지역의 미래 산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광군 관계자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전력 설비가 갖춰지고 있는데, 주민 반대에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며 "전력계통 등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 지원을 늘리는 대책을 마련해줘야 정책이 탄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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