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체코의 A매치 전적이 신통치 않아, 한국 입장에서 덴마크보다 수월한 상대처럼 보인다. 빅 리거보다 국내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주요 포지션의 핵심 선수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공격 원투펀치 등의 위력은 오히려 상위권에 속한다. 한국 이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1일(한국시간) 체코 프라하의 에페트 아레나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D패스 결승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뒤 체코가 덴마크에 3PK1 승리를 거뒀다. 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단판승부를 잡아낸 체코가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A조에 합류해 한국,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한 조에 묶였다. 특히 한국의 본선 첫 경기 상대라 관심이 간다.
체코의 FIFA 랭킹은 이번 두 경기 모두 무승부로 생존했기 때문에 크게 오르지 않았다. 41위에 불과하다. 한국은 최근 2연전에서 모두 패배해 순위가 3개 떨어졌지만 25위로 체코보다는 많이 높다.
그러나 랭킹은 과거 성적으로 매긴다. 체코가 괜찮은 선수들을 가졌으면서도 이들을 엮지 못해 성적이 잘 나지 않았다면, 월드컵 플레이오프는 급격하게 상승세를 타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덴마크전 내용은 그 조짐을 보여줬다.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 나란히 뛰면서 각각 1골씩 기록한 원투 펀치 파트리크 쉬크, 파벨 슐츠가 눈에 띈다. 쉬크는 유망주 시절 191cm 신장에 스피드와 기술까지 겸비한 특급 공격수였지만 심장 이상과 여러 부상을 겪으면서 속도를 잃었다. 그럼에도 부상만 없다면 발기술이 훌륭한 장신 공격수임은 여전하다. 바이엘04레버쿠젠 주전 스트라이커로서 지난 2024-20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1골을 몰아쳤다. 이번 시즌 리가 9골 3도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골 1도움으로 여전히 수준급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선 자원 슐츠는 프랑스 올랭피크리옹에서 활약 중인 선수다. 프랑스에 처음 진출했는데 이번 시즌 리그앙 11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즉 쉬크와 슐츠는 빅 리그에서 10골 이상 넣는 두 선수로 구성된 공격 원투펀치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A조 어느 팀도 갖지 못한 것이다.
체코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 중 하나인 블라디미르 초우팔이 최근 상승세다. 잉글랜드 웨스트햄유나이티드에서 5시즌 동안 건실한 플레이를 했던 초우팔은 이번 시즌 독일 호펜하임으로 팀을 옮겼다. 만 33세 나이인데도 여전히 훌륭한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분데스리가 1골 6도움으로 측면 수비수치고 최상급의 공격 포인트 생산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는 초우팔을 전반기 분데스리가 전체 풀백 중 3위이며 국제 무대에서 통할 수준(Internationale Klasse)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의 이유로 이번에 선발되지 못한 선수들도 월드컵 엔트리에 합류할 수 있다면 한국에 상당한 위협이 된다. 아담 흘로제크는 체코 최고 유망주였던 공격수로, 짧게나마 레버쿠젠 주전으로 뛰기도 했으나 이번 시즌은 부상으로 대부분 거르고 있다. 바클라브 체르니는 윙어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좋은 킥력을 보여주는데, 오현규의 베식타스 동료다.
수비의 중심 라디슬라브 크레이치와 골키퍼 마테이 코바르시는 각각 울버햄턴원더러스와 PSV에인트호번에서 뛰며 기본적인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수비자원답지 않은 기복이다. 실수로 실점의 빌미가 될 때도 있고, 탄탄한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까지 도움을 주는 날도 있다. 덴마크전은 둘 다 잘 풀려 크레이치는 골을 넣고, 코바르시는 승부차기 승리의 주역이 됐다.
한국이 쉽게 볼 수 있는 나라는 아니다. 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전력이 쉽지 않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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