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치동, 김환 기자) 변성환 전 수원 삼성 감독은 유소년 지도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지난 2014년 축구화를 벗은 뒤 성남FC 유소년 팀을 지도했고, 2018년에는 대한축구협회(KFA) 유소년 전임지도자로 발탁돼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준우승을 차지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과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 참가하며 10년간 유소년 지도자로 활동했다.
첫 프로 감독이었던 수원 삼성 사령탑 시절에도 변 전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성장시키고 관리하는 데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 U-17 대표팀 감독 시절 지도했던 박승수부터 수원의 현재이자 미래로 여겨지는 이건희, 고종현, 강성진, 박지원 등이 모두 변 전 감독을 거치며 성장했다.
강원FC에서 손흥민의 전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로 직행한 양민혁(코번트리 시티), 대전하나시티즌을 떠나 EPL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에 입단해 화제가 된 윤도영(도르드레흐트) 역시 U-17 대표팀에서 변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3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변 전 감독에게 한국 유소년 선수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물었다.
변 전 감독은 "나는 고참이든, 나이 어린 선수든 다 똑같은 축구 선수로 바라본다"면서도 "하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고참은 현재 본인의 상황을 잘 알고 있어서 내가 원하는 것들을 간단 명료하게 최대한 상처 받지 않는 범위에서 이야기하면 되지만, 어린 선수들은 때로 상처가 필요하기도 하다"고 말을 시작했다.
그는 "인신 공격을 하는 게 아니라 냉정하게 선수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 선수가 현재 어느 정도인지, 팀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를 냉정하게 정해줘야 한다"며 "경쟁이 필요한 부분, 반대로 가능성과 경쟁력이 있다는 부분을 인지시켜줘야 기회도 주고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동기부여도 명확하게 줄 필요가 있다. 이것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변 전 감독이 2023년 FIFA와 진행한 인터뷰가 재조명됐다. 변 전 감독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유소년 선수들에게 결과보다는 과정의 중요성을, 그리고 각 연령대마다 배워야 할 내용들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커뮤니티 글을 보지 못했다고 한 변 전 감독은 "어린 선수들은 성장 속도가 정말 빠르다. 3개월, 6개월, 9개월마다 성장한다. 20세 이하(U-20) 선수들은 어떤 방식으로 훈련하는지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달라진다"며 "잘못된 방식으로 시간만 흘러가면 목표 이하의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다. 기본적으로 축구에는 필요한 핵심 요소가 있다. 그 핵심 요소에서 벗어나지 않은 선에서 본인이 방향성을 잘 설정해야 하고, 좋은 감독과 코치를 만나서 도움도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여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많이 강조하는 인성"이라면서 "수원에서도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라'는 말을 많이 했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 좋은 습관이 생기고, 좋은 습관 안에서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라며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변 전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선수만 되라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 좋은 인성,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내가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라고 했다. 그러면 축구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그리고 좋은 지도자를 만나서 좋은 지도를 받으면 무서울 정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선수 본인이 자신의 한계를 두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변 전 감독은 "대표팀 감독 시절 많이 했던 이야기가 '나는 17세니까'라는 생각을 가진 선수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었다"며 "17세 선수들에게 필요한 훈련과 교육은 분명히 있지만, 선수들에게는 운동장에 들어가면 스스로의 한계를 두지 말라고 정말 많이 이야기했던 것 같다. 선수들에게 맞는 훈련 세션과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은 지도자의 몫이다. 선수들에게는 스스로에 대한 한계를 두지 말라고 많이 말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성과주의가 만연한 한국 축구의 분위기가 꿈나무들의 성장을 해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변 전 감독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축구인들은 답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 체계와 진학 등에서 축구만 특혜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이 시스템을 바꾸려면 구조적으로 교육 체계가 다 바뀌어야 한다. 지금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입상하지 못하면 좋은 팀으로 갈 수 없는 구조다. 모든 감독들이 답은 알지만 성적을 못 내면 선수들이 진학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에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한 법이다.
변 전 감독도 "협회에 있을 때에도 협회에서 내 방식대로 갔으면 좋겠다고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렇게 말해 주셔서 더 거침없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때 뛴 선수들이 해외에 많이 나갈 수 있었다"며 "이 또래 선수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A대표팀에 많이 올라가는 거다. 결과를 가져오는 축구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과연 결과만 내고 난 이후에 선수들이 상위 연령대 대표팀에 유입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20세까지는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 협회에서 방향성을 잡아주고 방패가 되어주기를 바란다"며 "A대표팀이나 23세 이하(U-23)는 MIK 측면에서 접근해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하지만, 그 이하 레벨에서는 선수들이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좋은 축구를 하려면 감독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방향성과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변 전 감독은 선수마다 '특징'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장점을 잃어버리면서 기술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우리의 것을 찾으면서 기술적인 면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남의 것이 더 좋아 보이니까 거기에 집중하다 보니 우리의 색깔이 없어지는 것이다. 한국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만의 강점이 분명히 있다"며 "특징이 있는 선수를 키워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특징이 없으면 우리 선수들이 어떻게 주목을 받나. 양민혁, 윤도영, 김명준, 박승수 같은 선수들은 각자 자기들만의 특징이 있으니까 스카우터들 눈에 들어서 해외로 간 것"이라며 해외로 진출한 옛 제자들을 예로 들었다.
이를 위해 단점을 보완하는 것보다 장점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게 변 전 감독의 생각이었다.
변 전 감독은 "단점을 보완시키는 순간 밋밋한 선수가 된다. 어떤 선수든지 뛰어난 부분은 있다. 그 부분을 극대화 시켜주고, 장점을 보고 그 선수를 성장시켜야 한다. 단점을 채우는 순간 이 선수는 스트레스도 받고, 축구도 재미 없어진다"며 "유소년 시기에는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장점을 보고, 장점을 토대로 전술적으로 경기 플랜을 짜고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했다.
유소년 선수들을 키우는 부모의 태도도 중요하다.
변 전 감독은 부모들이 자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통해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부모로서 유소년을 지도하는 지도자와의 선을 넘지 않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부모가 전문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때로는 감독을 넘어서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돼서 정보들이 쏟아지고, 부모들도 선수들을 잘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부모가 전문가가 되지 않아야 한다. 내 자식에게 잘못된 정보와 생각을 정답처럼 전달할 때 그 피해는 온전히 본인 아이에게 가는 것이다.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라며 "정보를 수집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전달하는 방식과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했다.
변 전 감독은 아울러 "부모라면 내 욕심이나 생각인지, 아니면 아이의 생각인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의 생각을 들어보고, 거기에 맞게끔 대응을 해야 한다. 아이의 생각이 이럴 거라고 자기의 생각을 전달하는 경우가 있다. 거기에서 또 충돌이 많이 생기지 않나 생각한다"며 "결국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소통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가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대치동, 김환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실시간 인기기사"
- 1위 김종국, 결혼 6개월 만 건강 비보…투병 중 "완치 안돼"
- 2위 함소원, 이혼했는데 왜 이래…'前남편' 진화 밥상 챙기는 일상
- 3위 '성범죄 의혹' 황석희, 방송 기피 이유였나…"인지도 상승 두려워" 재조명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