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3월 31일 환자를 보건의료의 주체로 명시하고 12가지 권리와 4가지 의무를 규정한 ‘환자기본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환자를 단순한 진료 객체에서 보건의료의 주체로 전환하는 법적 기틀이 마련됐다.
◆12가지 환자 권리 명문화
그간 ‘보건의료기본법’에 분산되어 있던 환자 권리 규정과 기존 법률에서 누락됐던 내용을 한데 모아 12가지 환자의 권리를 명문화했다.
▲양질의 적정한 보건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 ▲성별·나이·종교·사회적 신분·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건강권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 ▲질병 상태와 치료방법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 물어볼 수 있는 권리 ▲제공받는 서비스를 결정할 권리 ▲기록 열람 및 사본 요청 등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등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정보 보호 및 정보제공 여부를 결정할 권리 ▲투병 관련 비밀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 ▲보건의료기관·거주지에서 안전하게 치료받을 권리 ▲부적절한 보건의료서비스로 인한 피해에 대해 신속·공정하게 조치를 받을 권리 ▲건강과 권리 증진에 필요한 교육을 받을 권리 ▲환자정책 등에 의견을 제안할 권리 ▲환자 권리 증진을 위한 단체를 조직·활동할 권리 등 총 12가지가 명시됐다.
◆4가지 의무도 함께 규정…권리·책임 균형 확보
환자의 권리에 대응하는 4가지 의무도 법률에 담겼다.
▲자신의 건강 정보를 보건의료인에게 정확히 알리고 전문성을 존중할 의무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받지 않을 의무 ▲폭언·폭행·협박 등으로 보건의료행위를 방해하지 않을 의무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의무가 명시됐다.
권리의 보장과 함께 환자의 책임을 균형 있게 규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5월 29일 ‘환자의 날’ 지정…故 정종현 군 기일 의미 담아
환자 중심의 보건의료 환경 조성을 위해 5월 29일이 ‘환자의 날’로 지정됐다.
이날은 2010년 항암제 투약오류로 사망한 故 정종현 군의 기일로, 우리 사회에 환자안전의 중요성을 알린 중요한 계기가 된 날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날을 환자의 날로 지정함으로써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국가 책무 법제화·환자정책위원회 설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도 법에 명시됐다.
보건복지부장관은 5년마다 환자정책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며, 시·도지사에게도 시행계획 수립 의무가 부여될 예정이다.
실태조사, 환자정책영향평가 수립, 환자정책연구사업 수행 의무도 포함됐다.
아울러 보건복지부장관 소속으로 환자정책위원회를 두고 환자의 건강 및 권리 증진, 환자안전 및 의료 질 향상에 관한 기본적인 정책을 심의해 나갈 예정이다.
◆환자단체 법적 근거 마련·환자안전사고 조사 체계 구축
환자단체의 법적 근거도 명확히 했다.
환자단체의 주요 업무 및 보호·육성 의무를 법에 명시하고, 보건복지부 또는 지방자치단체를 통한 등록 및 취소 절차를 체계화해 전문성을 갖춘 환자단체가 투명하고 역량 있게 활동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마련했다.
환자안전사고와 관련해서는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관련 보건의료기관에 개선활동 수립·이행에 관한 보고를 요청할 수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기술적·행정적·재정적 지원도 가능해진다.
◆기존 환자안전법 폐지·통합…공포 후 1년 뒤 시행
‘환자기본법’은 기존 ‘환자안전법’을 폐지하고 관련 내용을 체계적으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기존 ‘환자안전법’에 근거한 정책과 기구들은 ‘환자기본법’ 체계 내에서 중단 없이 연계 운영될 예정이다.
법률안은 공포 후 1년 뒤 시행되며, 보건복지부는 하위법령 제정 등 시행 준비를 신속히 진행하면서 의료계·환자단체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적극 수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은경 장관은 “‘환자기본법’ 제정은 그동안 진료의 객체로 머물렀던 환자가 보건의료의 당당한 주체로서 목소리를 내고 스스로의 권리를 실현해 나가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모든 정책을 환자의 관점에서 재점검하고 혁신해 환자의 참여가 의료 현장의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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