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글로벌 철강사들을 대상으로 한 '탈탄소 전환 준비도' 평가에서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기후솔루션은 "전 세계 주요 철강사 18곳 중 100점 만점에 50점을 넘긴 곳은 단 한 곳도 없어, 글로벌 철강 업계의 '녹색 철강' 전환이 실질적 행동 없는 선언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글로벌 기후단체 스틸워치(Steelwatch)가 지난 31일(현지시간) 발표한 전 세계 11개국, 18개 주요 철강사를 대상으로 한 '탈탄소 생산 전환 스코어카드(평가표)'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2025 회계연도 연차보고서에 포함된 2024년도 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된 이번 평가에서 조사 대상 기업 모두 50점을 밑돌며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Near-zero emissions)' 생산 체제로 전환할 준비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솔루션은 "대부분의 기업이 장기적인 탄소중립 목표를 내세우고 있으나, 여전히 기존 석탄 기반 고로 생산체제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녹색철강 및 재생에너지 확대 항목의 평균 점수는 25점 만점에 1점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캐롤라인 애슐리 스틸워치 사무총장은 "부끄럽게도 50점을 넘은 철강사는 단 한 곳도 없으며, 주요 철강사들이 전환을 위한 기반조차 충분히 빠르게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일관된 낮은 점수는 기업의 실제 행동과 기후가 요구하는 수준 사이의 심각한 격차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국내 철강사의 성적표는 더욱 저조했다. 포스코는 21.9점으로 15위, 현대제철은 21.2점으로 16위를 기록해 일본제철(16.8점), 중국 HBIS(8.3점) 등과 함께 최하위 그룹으로 분류됐다.
스틸워치는 최하위권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석탄 감축과 사회·환경 책임 항목에서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역시 저탄소 철강 생산을 발표했으나 여전히 계획이나 파일럿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석탄 기반 구조를 유지한 채 일부 저탄소 투자만 병행하고 있어 '선언과 실제 전환 사이의 괴리'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체적인 사업 행보에서도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포스코의 경우, 광양제철소 제2고로의 개수를 추진하며 기존 석탄 기반 생산 설비의 수명을 연장하려는 움직임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건설을 추진 중인 통합형 전기로 제철소는 긍정적인 요소로 꼽혔다. 다만 스틸워치는 일부 유럽 기업들의 녹색철강 프로젝트 연기·축소 사례를 언급하며, "투자 확정 및 실제 실행 여부가 향후 점수 상승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기후 전문가들은 국내 철강사들의 안일한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기후솔루션 철강팀 권영민 연구원은 "이번 스코어카드에서 국내 대형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받은 최하위권 성적은, 이들 기업이 여전히 석탄 기반 생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저탄소 전환에서 얼마나 뒤처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 연구원은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는 광양 제2고로의 개수를 추진하는 등 석탄 기반 생산 설비의 수명을 연장하면서 전 세계적인 저탄소 전환 흐름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실질적인 설비 전환과 투자 없이는 향후 저탄소 철강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평가에서 1위는 스웨덴의 SSAB(46.2점), 2위는 독일의 티센크루프(41.9점)가 차지했다. 이들은 완벽한 전환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했으나, 기존 설비에 재투자하는 대신 고로 폐쇄 및 녹색철강 도입 계획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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