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들어 기업들에 부과한 담합 과징금이 7000억원에 육박하며 지난해 연간 규모의 3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탕 가격 담합에 연루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식품업계가 대규모 제재의 중심에 섰다.
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3년 1월부터 2026년 3월 20일까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3년여간 공정위가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과태료, 이행강제금 포함)은 총 2조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1조3404억원(약 67%)이 담합 관련 과징금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들어 담합 제재가 급증했다. 2026년 1~3월 공정위가 부과한 전체 과징금은 707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3547억원) 대비 99.3% 증가하며 이미 두 배 수준에 육박했다. 이 중 담합 과징금은 6891억원으로 전체의 97%를 차지했다. 사실상 올해 제재 대부분이 담합에 집중된 셈이다.
올해 1분기 담합 과징금 규모는 지난해 연간(2189억원)의 3배를 웃돌 뿐 아니라, 2023~2025년 3년치 합계보다도 큰 수준이다. 공정위가 마련한 강화된 과징금 부과 기준이 이달 말 시행될 예정이어서 향후 제재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기업별로는 CJ제일제당이 가장 많은 담합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CJ제일제당은 올해 2월 설탕 판매가격 담합 혐의로 150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으며 '1위 불명예'를 안았다. 이어 삼양사(1303억원), 대한제당(1274억원)가 뒤를 이으며 상위 3개사가 모두 설탕 담합 관련 기업으로 나타났다.
이들 3사는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총 8차례(인상 6차례, 인하 2차례)에 걸쳐 설탕 가격의 인상·인하 시기와 폭 등을 사전에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총 40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최근 3년간 담합 사건 중 과징금이 1000억원을 넘은 사례는 이들 3곳이 유일하다.
금융권에서도 대규모 담합 제재가 이어졌다. 하나은행(869억원), 국민은행(697억원), 신한은행(638억원), 우리은행(515억원) 등 4개 은행은 총 27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들은 최소 736건에서 최대 7500건에 이르는 담보인정비율(LTV) 정보를 장기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최근 3년간 담합 사건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통신업계 역시 제재를 피하지 못했다. SK텔레콤(402억원), KT(385억원), LG유플러스(335억원) 등 통신 3사는 총 112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들은 2024년 1월 아파트 옥상 등 기지국 설치 장소 임차료를 담합하고, 2025년 3월에는 번호이동 가입자 순증감 건수를 공동 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징금 증가 배경에는 제재 기준 강화가 자리하고 있다. 실제 설탕 담합 과징금은 2007년 약 500억원 수준에서 2026년 4083억원으로 약 8배 확대됐다. 이는 과징금 부과기준율이 기존 3.5%에서 15%로 상향된 영향이다.
공정위는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기준을 전반적으로 상향할 방침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담합의 경우 위반 정도에 따라 부과기준율이 기존 0.5%~3.0%에서 10.0%~15.0%로, 3.0%~10.5%에서 15.0%~18.0%로 각각 높아진다. 매우 중대한 위반 행위의 하한 기준도 10.5%에서 18.0%로 상향된다.
한편 담합 외 내부거래 제재에서는 호반건설 등 계열사 9곳이 총 608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호반건설은 2023년 6월 총수 일가 회사에 대한 부당지원 행위로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우미 역시 2025년 11월 부당지원 행위로 총 48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우미는 총수 2세 회사의 입찰 자격 확보를 위해 계열사에 공사 물량을 몰아준 것으로 조사됐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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