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실전 점검에서도 끝내 해답을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는 일부 정비됐지만 공격은 여전히 막혔고, 지난해부터 가동해 온 백3 시스템 역시 방향성과 완성도 측면에서 의문부호를 지우지 못했다.
한국은 1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각)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온에서 열린 3월 A매치 평가전에서 오스트리아에 0-1로 졌다. 지난달 28일 코트디부아르전 0-4 패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A매치 2연전에서 한국은 결과와 내용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스트리아전만 놓고 보면 코트디부아르전보다 수비 조직은 다소 안정됐다. 한국은 라인을 내리고 수비에 무게를 둔 운영으로 전반을 0-0으로 버텼다. 경기 초반 김주성의 부상이라는 변수까지 감안하면 일정 부분 선방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후반 시작 직후 실점했고, 이후 승부를 뒤집을 만한 공격의 짜임새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실점 뒤 홍명보 감독은 더욱 공격적인 변화를 꺼냈다. 양현준과 설영우를 활용해 측면에 변화를 주고, 오현규까지 투입하며 반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경기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후방에서 넘어오는 롱패스와 이강인의 개인 돌파 외에는 공격 전개의 뚜렷한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중앙과 측면을 오가는 빠른 연계, 상대 압박을 풀어내는 약속된 움직임, 박스 근처에서의 세밀한 패턴 플레이 모두 부족했다.
결국 이번 2연전은 백3의 효용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부터 백3를 실험해 왔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모습은 유기적으로 위치를 바꾸며 강점을 극대화하는 변형 시스템과는 거리가 있었다. 수비 간격 유지도 완벽하지 않았고, 중원 보호 역시 매끄럽지 않았다. 역습의 날카로움도 부족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단조로운 수비 구조의 한계가 드러났고, 상대가 지속적으로 압박하면 균열이 생기는 장면이 반복됐다.
중원 운영도 숙제로 남았다. 한국은 미드필더 2명 체제를 유지하는 동안 수적 열세와 압박 대응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빌드업의 중심이 돼야 할 중원에서 주도권을 쥐지 못하자 자연스럽게 공격 전개의 무게도 이강인에게 과도하게 쏠렸다. 그러나 이강인이 공을 잡았을 때 이를 받아줄 제3의 움직임이나 연쇄적인 지원이 충분히 준비된 모습은 아니었다. 특정 선수의 재능에 의존하는 공격으로는 본선 무대에서 안정적인 생산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기 후 중계진의 진단도 비슷했다. 이근호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중계 막바지 “아직 뭔가를 찾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예선부터 많은 경기를 치렀는데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우리 것이 없다는 게 가장 슬픈 현실”이라며 “확실한 플랜A가 완성된 상태에서 월드컵을 준비해야 하는데, 아직도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고 짚었다.
장지현 쿠팡플레이 해설위원도 변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운영, 우리에게 잘 맞는 옷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새 감독이 새 판을 짠다는 마인드로 마지막까지 변화의 도전을 해봐야 하지 않는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가전은 어디까지나 과정일 수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다만 문제는 지금까지 축적된 과정이 기대를 품게 하기보다 우려를 키우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는 수비가 무너졌고, 오스트리아전에서는 공격의 답답함이 두드러졌다. 두 경기 모두 한국이 어떤 색깔의 팀인지, 무엇을 가장 잘하는 팀인지 선명하게 보여주지 못했다.
월드컵 개막이 다가올수록 중요한 것은 실험의 지속 자체가 아니라, 결과가 나와야 한다. 홍명보 감독이 끝까지 백3를 밀고 갈 것인지, 아니면 선수 구성과 경기 양상에 더 맞는 새로운 틀을 찾아야 할 것인지는 이제 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3월 A매치 2연전은 홍명보호가 아직 완성보다 탐색에 더 가까운 팀이라는 사실만 분명하게 남겼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