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와 화상 인터뷰…"외교에 대한 배신, 누구도 美 믿을수 없게돼"
"이란군 모든 시나리오 대비"…美 지상전 가능성엔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것"
"한국과 오랜 우호관계 유지해와…침략국과 관계되지 않은 선박들만 호르무즈 통과"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이란 외무부가 한 달 넘게 치르고 있는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과 관련해 미국에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 화상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은 외교에 대한 배신으로, 이제 누구도 미국의 외교를 믿을 수 없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과의 핵협상 와중에 군사 공격을 받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의해 강요된 이번 전쟁의 결과는 우리 지역을 넘어 확산하고 있다"며 "이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쟁 중단돼야 한다면서도 종전조건, 미국과 만날 계획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그는 중재국 파키스탄 등을 통한 미국과의 간접 협상에 대해서는 "이란의 영토와 주권을 방어하는 데 100% 집중하면서 우리의 입장을 중재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미국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만약 미국이 지상전을 벌인다면 우리 군이 반드시 후회하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란이 사실상 봉쇄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서는 "침략국과 관련된 선박들이 이 수로를 이용해 이란에 피해를 주거나 공격을 확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침략국과 관련되지 않은 선박들은 당국과의 필요한 협의를 거친 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바가이 대변인과 일문일답.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종식과 관련해 일관되지 않은 발언을 하고 있다.
▲ 이 전쟁의 본질부터 봐야 한다. 우리는 2월 28일 미국과 또 한 차례 협상을 가진 지 불과 이틀 만에 심각한 공격을 받았다. 지난 9개월 사이 두 번째로 이른바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 과정에 있는 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이는 외교에 대한 배신이다. 오만이 중재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중재 제도에 대한 배신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 누구도 미국의 외교를 믿을 수 없게 됐다.
이 전쟁에 대한 미국의 발언은 일관성이 없고 모순적이다. 처음에는 이란의 임박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미 국방부는 즉시 이를 부인하며 이란의 위협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 다음에는 이란의 이른바 핵무기를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우리의 핵 프로그램은 전적으로 평화적이다. 게다가 그들은 작년 6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것은 변덕스러운 전쟁, 즉 충동적으로 시작된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이 강요된 전쟁의 결과는 우리 지역을 넘어 확산하고 있다.
--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우리가 아니다. 이것은 미국이 선택한 전쟁이다. 그들이 이 침략 전쟁을 시작했고, 모두가 이것이 불법 전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시작된 전쟁이다. 지난 주말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있었던, 이 전쟁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라. 이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심각한 침략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 사이를 중재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미국과 만날 계획이 있나.
▲ 이 전쟁의 결과에 대해 여러 국가가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파키스탄을 포함한 중재자들로부터 미국의 외교 요청을 전달받았다. 하지만 지난 1년간의 경험은 미국이 외교에 진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이 외교를 말할 때마다 어떤 기만적 의도나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중재자들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는 점은 사실이다. 우리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 우리는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미사일과 폭격을 받는 방어 태세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군과 국민 전체는 이란의 영토와 주권을 방어하는 데 100%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이 강요된 전쟁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중재자들에게 전달했다.
-- 미국이 중동에 약 5만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지상전 가능성은.
▲ 우리 군은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이것은 침략 전쟁이며, 이란 국민은 이에 맞서 싸울 결의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 군은 이란에 대한 그들의 공격적 행동을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 한국도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위한 조건은.
▲ 한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가 이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는 이란의 책임이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2월 28일 이전까지는 개방돼 있었다. 현재 상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침략 전쟁의 직접적인 결과다. 우리는 국제법에 따라 우리의 국가 안보를 보호할 권리가 있다. 우리는 침략국과 관련된 선박들이 이 수로를 이용해 이란에 피해를 주거나 공격을 확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 그러나 침략국과 관련되지 않은 선박들은 당국과의 필요한 협의를 거친 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 이 협의는 안전한 통과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이미 많은 선박이 우리 군과의 협의를 거쳐 해협을 통과했다.
--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 한국 국민을 포함해 모두가 분명히 알아야 할 점이 있다. 한국과 이란 국민은 오랜 우호 관계를 유지해 왔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침략 행위의 직접적인 결과다. 이는 중동 지역 전체의 안보에 영향을 미쳤으며 세계 경제에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 이것은 이란이 원하는 상황이 아니다. 모든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이란에 대한 불법 전쟁에 대해 미국의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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