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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의 직판行…글로벌 상용화 주도권 확보 흐름
국내 제약·바이오 대표주자 중 하나인 SK바이오팜(326030)은 올해를 핵심 제품인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미국 시장 1위 달성 원년으로 삼았다. 이를 달성할 경우 국산 자체 개발 신약 최초로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의약품이 탄생하게 된다. 이는 제품 경쟁력과 직판 체제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엑스코프리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68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6% 증가했다. 경쟁제품인 벨기에 제약사 유씨비(UCB) 브리비액트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7억5800만유로(약 1조3300억원)로 약 2배에 이른다. 하지만 엑스코프리의 빠른 성장세와 지난달 브리비액트의 미국 특허 만료가 맞물리면서 올해 시장 점유율 1위 달성도 무리는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로 엑스코프리는 후발주자임에도 처방량이 빠르게 증가하며 경쟁 제품을 바짝 따라잡았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해외 직판을 통해 국산 의약품이 글로벌 시장 1위로 도약하는 현상에 대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상업화 주도권을 확보하며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 산업은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 해외 직판 체제 구축이 어렵다고 평가된다. 제약·바이오 직판 체제를 해외에 구축하기 위해서는 현지 의료 시스템에 대한 이해, 글로벌 영업·마케팅 조직, 유통망 등 복합적인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체급이 되는 기업들이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해온 경로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들 기업은 초기에 국내 생산 후 수출 방식을 중심으로 성장했다가 이후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판매를 확대하고 점차 유통망 구축, 현지 법인 설립을 거쳐 글로벌 시장에 뿌리를 내렸다. 나아가 이들 기업은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최종적으로는 현지에서 생산과 판매를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로 전환하며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했다.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단계를 넘어 가격, 유통, 브랜드를 스스로 통제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직판 무대 넓히는 K바이오…현황은?
이러한 변화의 초입에 진입하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선두 주자로 셀트리온(068270)이 꼽힌다. 셀트리온은 유럽에서 2020년부터 현지 법인을 통해 직판 체제를 도입했다. 미국에서는 2023년 유플라이마와 베그젤마 직판을 시작하며 직판과 파트너링 판매를 병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3년 희귀질환 치료제 에피스클리(SB12)를 통해 유럽 직판을 첫 시도했다. 해당 경험을 살려 골질환 치료제 '오보덴스'와 '엑스브릭' 안과질환 치료제 '바이우비즈' 등 4개로 직판 품목을 확대했다.
SK바이오팜(326030)은 미국에서 가장 선제적으로 직판 체제를 구축한 사례로 꼽힌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를 중심으로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한 직판에 나섰다. 중추신경계(CNS) 질환을 타깃해 효율적으로 영업망을 구축한 점이 차별화 포인트로 여겨진다. 휴젤(145020)은 올해부터 미국 시장에서 기존 파트너 중심으로 해왔던 유통 구조에 직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영업 모델을 도입한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직판을 추진하는 이유는 파트너사에 이익을 배분하지 않아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초기 비용 부담이 상당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아니면 도전하기 어려운 전략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도 그만큼 성장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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