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ITDA 대비 순차입금 29배에 기한이익상실 사유 발생…사측 "유예 승인받아"
유상증자 2.4조 전액 쏟아도 23.4배 머물러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최근 유상증자에 나선 한화솔루션이 약 3천700억원 규모 외화대출의 재무약정을 지키지 못해 웨이버(적용 유예)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기한이익상실(EOD) 위기를 넘기기는 했지만, 이익 창출력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재무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화솔루션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솔루션은 유럽 자회사 'Q에너지솔루션즈'(Q Energy Solutions SE)의 외화대출 2억1천500만유로(약 3천700억원)를 유동부채로 분류했다.
해당 대출은 2021년 12월 발생했고 만기는 2028년 2월이다. 그런데도 유동부채(만기 1년 미만)로 분류한 것은 한화솔루션이 대출 약정에 붙은 재무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결 기준 순차입금(Net Debt)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의 5배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재무조건이었지만, 작년 말 기준 한화솔루션의 순차입금은 12조2천5억원으로 EBITDA(4천195억원)의 29.1배 규모였다.
'순차입금/EBITDA 5배 이하'라는 재무 약정을 위배하면서 EOD 사유가 발생했고, 해당 부채를 유동부채로 분류하게 된 것이다.
EOD는 채무자의 신용 위험이 커질 경우 금융기관이 만기 전에 대출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하는 것으로 회사 측 재무 부담을 키우는 요소다.
한화솔루션은 "해당 차입금에 대해 대주로부터 웨이버(적용 유예)를 수령해 기한이익을 유지 중"이라며 "해당 차입금 커버넌트(Covenant) 조항 위배가 다른 사채와 차입금 기한이익상실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웨이버는 말 그대로 유예일 뿐이어서 EOD가 현실화하면 다른 채권으로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앞서 롯데케미칼도 2024년 재무비율 유지 특약을 지키지 못해 EOD 사유가 발생해 리스크 확대와 유동성 위험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케미칼에 대해 "중단기 내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분기마다 반복 발생할 수 있다"면서 "1건이라도 기한이익상실 선언이 발생할 경우 전체 채권의 기한이익 즉시 상실 사유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었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2조4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 부담 완화에 나섰지만, 채무상환 능력 개선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6일 보통주 7천200만주를 새로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총 2조3천976억원을 조달해 그중 62.6%에 달하는 1조5천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투입하고, 9천억원은 태양광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이 유상증자 대금 전액(2조4천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하더라도 '순차입금/EBITDA'는 23.4배에 머무는 것으로 분석됐다.
차입금 상환을 통해 순차입금은 작년 12조2천5억원에서 9조8천5억원으로 낮아질 수 있지만,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 EBITDA(작년 4천195억원)는 저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의 순차입금/EBITDA는 2021년 3.3배, 2022년 3.1배, 2023년 5.9배를 기록하다가 2024년 25.4배, 2025년 29.1배로 급등했다.
유상증자 발표 당일 시장의 평가도 냉랭했다. 지난달 26일 한화솔루션 주가는 18.22% 급락했다.
DS투자증권은 한화솔루션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도'로 제시하면서 "1조5천억원의 자금 상환으로는 차입금을 의미 있게 축소할 수 없고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9천억원 규모의 태양광 투자에 대해서도 "시기상 합리적인 투자라고 보이지 않는다"며 "미래 기술에 대한 선행 투자는 이상적이지만 현재와 같은 재무 구조에서는 우선순위가 될 수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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