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업 좋다지만 반도체 자동차도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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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기업 좋다지만 반도체 자동차도 위험

뉴스웨이 2026-04-01 05:52:00 신고

3줄요약
그래픽=이찬희 기자
중동발(發) 충격으로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수출 효자 업종으로 꼽히는 반도체와 자동차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소재 가격 부담과 유가 급등에 따른 전기요금·물류비 인상 압박이 겹치면서 두 업계 모두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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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중동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동반 급등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 주력 업종에 비용 압박 가중

업계 전반에 긴장감 확산

숫자 읽기

원·달러 환율 17년 만에 1530원 돌파

두바이유 연초 대비 107.6% 급등, 배럴당 125달러대

WTI도 2022년 8월 이후 처음 100달러선 돌파

반도체 업계 영향

전력비·물류비 상승으로 생산비용 부담 확대

고환율이 수출 대금 증가로 일부 완충 역할

AI 투자 등 수요 요인 당분간 유지 전망

전쟁 장기화 시 원가 부담·수요 감소·공급망 불안 우려

자동차 업계 영향

원자재·부품·물류비 상승으로 제조원가 부담 커져

고환율 단기적 환차익 있지만, 장기화 시 비용 압박

제품 가격 인상, 내수 위축, 재무 건전성 악화 가능성

경영 불확실성 확대, 투자·생산 전략 수립 어려움

향후 전망

중동 리스크 장기화 가능성 높아 단기 진정 어려움

환율 1550원, 유가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

업계, 다양한 시나리오 검토 중이나 구체 대응책 미정

중동발(發) 충격 현실화···환율·유가 '고공행진'


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30원까지 올라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0일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야간 거래(장중 1521.1원)에 이어 이틀 연속 1520원을 넘은 것이다.

국제유가도 연일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30일 기준 배럴당 125.29달러로 연초(60.32달러) 대비 107.6% 급등했다. 여기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같은 날 종가 기준 2022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이 3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는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연일 치솟고, 달러화 안전자산 수요가 집중되면서 환율 역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단기간에 진정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동 리스크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520원대를 웃돌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130달러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군사적 갈등이 심화될 경우 환율은 1400원 후반에서 1550원 이상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향후 추이를 전망하기는 어렵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언제 풀릴지 모르는 데다 유조선과 석유 수출 인프라 복구가 덜 된 상황이기 때문에 해협 봉쇄가 풀린다고 해도 유가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韓 반도체 '빨간불'···전력 생산 비용 증가 우려


그래픽=이찬희 기자
대표적 수출 업종인 반도체 업계는 전력 생산 비용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환율과 국제유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발전 연료 가격이 오를 경우 전력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가동되는 특성상 전력 사용량이 막대한 대표적인 전력 집약 산업으로 꼽힌다.

실제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나 SK하이닉스 용인팹과 같은 대형 반도체 생산시설은 단일 시설만으로도 중소 도시 수준의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요금이 단 1%만 인상돼도 연간 수천억원 규모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현재는 전기요금이 반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전력비 부담이 누적되며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확대될 수 있다"며 "특히 공정 특성상 가동을 멈출 수 없는 만큼 비용 흡수 여력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환율 기조가 반도체 기업에게는 일정 부분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고객사에 제품을 수출할 때 대금을 달러로 받는다. 이에 따라 환율이 상승하면 매출 확대 효과가 발생해 업계에서는 일정 부분을 호재로 인식한다. 이 때문에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공급 부족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수요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가세한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이 단기적인 유가 상승 사이클보다 길기 때문에 AI 호황 국면에서는 반도체가 핵심 주도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크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지는 생각해 볼 사안"이라며 "오히려 인공지능(AI) 인프라 병목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물류 비용 상승까지 겹칠 경우, 가격 전가력이 높은 반도체 가격을 추가로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쟁이 최소 6개월, 최대 1년 이상 길어질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로 고객사들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고 소비 심리도 위축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반도체 수요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이 교수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산업은 수요와 공급 양측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공정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산업 특성상 일부 부품에서 수급 차질이 발생하면 전체 공급망 불안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3~6개월가량의 재고로 버틸 수 있지만, 장기화 국면에서는 재고 소진 이후 생산 차질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車도 '전전긍긍'···비용 부담 우려 전방위로 확산


그래픽=홍연택 기자
자동차 업계도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유가와 환율 상승이 장기화되면 원자재 수입 비용 급등을 비롯해 외화 부채 상환 비용 증가, 수출 경쟁력 약화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 상승은 자동차 원가 부담을 가중시킨다. 자동차 업계의 핵심 내장재인 플라스틱과 합성고무 등 석유화학 제품 비용이 오르면 생산 원가가 높아지고, 이는 곧 부품 업체를 거쳐 완성차 업체의 제조 원가로 전이된다.

물류비가 오르는 점도 리스크다. 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으로 자동차 부품과 완성차를 운송하는 비용이 늘어나면서 비용 부담 가중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럽이나 중동으로 가는 한국산 제품은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거나 우회 항로를 이용해야 하는 만큼 납기 지연과 추가 운임 부담도 불가피하다.

고환율 기조도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나, 장기적으로는 비용 압박이 예상된다. 완성차 업계는 수출 비중이 높아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환차익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 반면,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면 해외에서 들여오는 부품 비용이 늘어나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는 곧 제품 가격의 인상 요인으로 작용해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내수 시장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또 달러 부채가 많은 기업은 이자와 원금 상환 부담이 커져 재무 건전성이 약화될 수 있다.

경영 불확실성도 높아진다. 보통 중장기적인 경영 전략을 세우는 현대차 등 완성차 기업의 입장에서는 대외 리스크가 지속될수록 투자와 생산 계획 수립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환율 상승이 업계에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오히려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완성차 기업들의 사업계획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동발 전쟁으로 인한 자동차 원자재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상황을 지켜보며 판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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