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빚 없는 26.2조 ‘긴급 수혈’… 정부, 중동 위기 극복 추경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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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 없는 26.2조 ‘긴급 수혈’… 정부, 중동 위기 극복 추경 확정

뉴스로드 2026-03-31 21:59: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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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청와대]

정부가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유가 급등과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이른바 ‘3고(高) 쇼크’에 대응하기 위해 26조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이번 추경은 특히 대규모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국채 발행 없이 반도체와 증시 호조에 따른 초과 세수만을 활용해 재정 건전성을 지킨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31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2026년도 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추경은 올해 새롭게 출범한 기획예산처가 내놓은 첫 번째 재정 대책이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로 편성된 추경이다. 정부는 이번 예산 투입을 통해 고유가로 인한 서민 가계의 부담을 덜고, 위축된 소비 심리를 자극해 경제 성장률을 약 0.2%포인트 끌어올리는 ‘경기 보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국민 약 3,580만명에게 지급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다. 총 4조 8,0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1인당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차등 지급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는 55만~60만원, 차상위 및 한부모 가족에게는 45만~50만원이 지원되며, 그 외 소득 하위 70% 계층에게는 거주 지역과 인구감소지역 여부를 고려해 10만~25만 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지원금은 지난해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마찬가지로 신용·체크카드나 지역화폐 중에서 선택해 충전받을 수 있으며, 소상공인 점포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에너지 물가 안정을 위한 방어막 구축에도 5조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정부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함에 따라 ‘석유 최고가격제’를 뒷받침할 재원을 마련하고, 나프타 수급 위기 대응 및 시설 농가와 어업인을 위한 유가연동보조금을 한시적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서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료 환급 서비스인 ‘K패스’의 환급률을 최대 30%포인트까지 상향 조정하는 등 실질적인 물가 체감도를 낮추는 데 주력했다.

이번 추경의 재원은 별도의 나랏빚을 내지 않고 마련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정부는 최근 반도체 업황의 회복과 증시 호조로 발생한 25조 2,000억원의 초과 세수와 기금 자체 재원 1조원을 활용했다. 이에 따라 총지출 규모는 753조 1,000억원으로 늘어났지만, 국가채무비율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본예산의 3.9%에서 3.8%로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박홍근 신임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번 추경을 “다가오는 위기의 파도를 막기 위해 지체 없이 쌓아야 할 견고한 제방”이라고 평가하며 재정 지원의 신속성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추경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직접 설득에 나선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오는 4월 2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경안의 기본 방향과 시급성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고유가와 고물가 상황에서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청년들이 겪는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의 의지를 피력하고, 국회의 초당적인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오후 추경안을 국회에 즉시 제출할 계획이다. 여야는 내달 2일 대통령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상임위원회 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정책 질의를 거쳐, 같은달 10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최종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추경이 적기에 집행되어 민생 경제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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