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데이트를 앞둔 금요일 저녁. 그가 다정한 목소리로 묻는다.
- - “내일 점심 뭐 먹을까? 자기가 먹고 싶은 걸로 먹자. 다 맞춰줄게.”
고민 끝에 새로 생긴 파스타 가게에 가보자고 대답한다. 그러자 그가 미간을 살짝 좁히며 핸드폰 화면을 넘긴다.
- - “아, 거긴 주차하기 좀 불편한데. 차라리 저번 주에 내가 말했던 초밥집 가자. 거기가 주차도 편하고 리뷰도 좋대.”
그는 자연스럽게 내비게이션 목적지에 초밥집을 입력한다. 기분이 묘하게 가라앉는다. 어차피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갈 거면서 왜 굳이 내 의견을 물어본 걸까.
친절한 얼굴로 건네는 통보
의견을 묻는 건 이미 정해둔 자신의 결론에 동의를 구하는 형식적인 절차다. 내현성 나르시시스트는 다짜고짜 “초밥 먹으러 가자”라고 통보했을 때 배려 없는 사람으로 비치는 상황을 꺼린다.
그래서 “뭐 먹을까?”라는 부드러운 질문으로 겉포장을 한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다정한 연인의 이미지를 챙기면서, 실제로는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상황을 이끄는 방식이다.
당신이 그의 의도와 다른 대답을 내놓으면, 그는 곧바로 논리적인 이유를 들어 그 의견을 쳐낸다. 파스타 가게는 주차가 불편하고, 해산물 레스토랑은 너무 멀다는 식이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당신의 선택은 비합리적이고 그의 선택은 합리적이라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들러리가 되어버린 식사 자리
다음 날 식당에 도착해 자리에 앉으면 그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묻는다.
- - “거봐, 내 말이 맞지? 여기 오길 잘했지?”
여기서 그가 바라는 건 초밥이 맛있다는 감탄을 넘어, 자신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다는 칭찬이다. 타인보다 더 나은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이런 대화 패턴이 반복되면 일상에 피로가 쌓인다. 처음 몇 번은 내 의견을 설득해보려 애쓰지만, 매번 그럴듯한 핑계에 밀려 거절당하다 보면 어느새 입을 닫게 된다. 내 선호도를 말해봤자 결국 그의 뜻대로 결론이 날 거라는 걸 몸으로 겪어 알기 때문이다.
- - “그냥 오빠 편한 대로 해.”
두 손을 들고 선택권을 넘기는 순간, 그는 기다렸다는 듯 모든 일정을 자기 입맛대로 짠다. 존중받았다는 느낌 없이, 그의 결정에 들러리를 선 기분만 안고 밥을 넘기게 된다.
답이 정해진 대본에서 빠져나오기
또 다른 주말. “이번엔 무슨 영화 볼까?” 그가 묻는다. 당신은 개봉작을 검색하는 대신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 - “어차피 오빠가 보고 싶은 거 있잖아. 그걸로 예매해.”
순간 그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스친다. 다정한 연인이라는 겉모습이 벗겨지고 속내가 들통난 탓이다.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에 정성껏 대답하며 기운을 뺄 필요 없다. 내 의견이 또다시 밀려날 때, 억울해하며 타당성을 입증하려 애쓸 이유도 없다. 그가 당신의 의견을 기각한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의 생각과 달랐기 때문이다.
어차피 자기 마음대로 할 거라면 굳이 묻지 말라고 있는 그대로 짚어주는 게 낫다. 겉으로만 존중하는 척하는 그 번거로운 대화에 더 이상 동참하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면 그만이다. 혼자 묻고 혼자 대답하게 내버려두면, 적어도 내 감정이 상할 일은 줄어든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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