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일러업계를 대표하는 경동나비엔이 제조업체라는 전통적 틀을 깨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전면에 내세운 업무 혁신과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하며 제조업 기반 기업의 AI 전환(AX) 선도 사례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손연호 회장의 결단이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최근 사무 전반에 AI를 공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지난 2024년 말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기반 스마트 업무환경 조성·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경동나비엔은 그 해 MS의 협업 툴 'MS365'와 생성형 AI '코파일럿’을 사무 업무에 본격 적용했다.
올해 들어 500여개 기업 계정을 확보해 임직원에게 배포하는 등 AI 도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코파일럿은 보고서 작성과 프레젠테이션 제작, 데이터 정리, 기획안 초안 작성 등 반복·소요 시간이 큰 업무를 대체하며 실무형 도구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경동나비엔은 적용 대상과 범위를 지속 확대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향후 MS의 클라우딩 컴퓨팅 서비스인 '애저'도 도입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AI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자 제공 서비스와 대상을 넓히고 있다"면서 "본사는 물론 관계사들도 AI 서비스를 도입 중"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AI 대전환은 손연호 경동나비엔 회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단순한 정보기술(IT) 투자를 넘어 업무 방식 자체를 혁신하겠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회사의 중장기 전략인 '3P 옵티마이즈(Optimize·최적화)'와도 맞닿아 있다. AX를 통해 조직(Personnel), 프로세스(Process), 제품(Product)을 동시에 혁신한다는 구상이다.
손 회장이 이끄는 경동나비엔의 AI 전략은 사무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생산 현장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AI와 로봇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4년 경기 평택에 에코허브(옛 서탄공장)를 설립한 이후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수집 체계를 구축했고, 이를 토대로 AI 품질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해 왔다.
현재는 제품 불량 검수와 설비 고장 예측 등에 AI를 적용하고, 제조·검사·물류를 연계한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AI를 활용한 생산 규모도 크게 늘었다. 공장 규모를 약 10만평으로 확장하고, 생산량을 기존 200만대에서 439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경동나비엔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AI를 결합한 미래형 제조 모델인 '등대공장' 등재도 추진할 계획이다. 등대공장이란 어두운 바다에서 배를 안내하는 등대처럼 제조업의 AX 방향을 제시하고 제조업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끄는 공장을 뜻한다.
산업계는 경동나비엔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전통 제조기업이 사무직 업무 혁신과 생산라인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는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특히 최고경영자가 AX를 주도하고 전사 확산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 완성도를 높여 생산성과 품질을 강화하고 AI 기반 업무혁신과 디지털 전환(DX)으로 전체 업무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MS 서비스를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등으로 업무 프로세스와 공장 자동화를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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