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또 멈췄다…110일 만의 법안소위도 ‘빈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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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또 멈췄다…110일 만의 법안소위도 ‘빈손’

투데이신문 2026-03-31 17:48: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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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토위원회 국토법안소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토위원회 국토법안소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렸지만 정작 관련 논의는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여야 간 일정 재협의로 넘겨졌다. 지난해 12월 9일 이후 110일 만에 열린 국토위 법안소위에서도 특별법 논의에 진전이 없자 시민사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1일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이하 전세사기대책위)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국토위 법안소위는 지난달 16일 여야가 공동으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한 이후 여야 의원이 공식석상에서 만나 관련 논의를 진전시킬 첫 자리였다.

하지만 실제 회의에서는 해당 법안이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위 관계자에 따르면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은 당일 안건 순서상 18번부터 26번 사이에 포함돼 있었으나 앞선 안건 논의 과정에서 문제 제기가 이어지며 시간이 지연됐고 결국 해당 법안은 충분히 다뤄지지 못한 채 회의가 종료됐다.

이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전세사기 안건이 일부 언급되긴 했지만 잠깐 논의하다 종료된 것으로 안다”며 “앞서 진행된 안건들에서 시간이 많이 지연된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일정과 관련해서도 “다음 법안소위 개최 시점이나 안건 논의 순서 역시 아직 확정된 바 없으며 기존 보류 안건을 이어서 논의할지 여부도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달 국회에 제출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은 여야 의원 48명이 공동발의했으며 전세사기 피해자의 주거안정 지원 사각지대를 줄이고 피해 회복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br>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기존 전세사기특별법은 실제 현장에서 적용 범위와 지원 수준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피해자 인정 요건이 엄격해 상당수 임차인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고 경·공매 절차를 전제로 한 지원 구조로 인해 주택의 상태나 권리관계 등 피해자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따라 회복 수준이 크게 달라지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 밖에도 법안이 적용되지 않는 신탁사기, 위반건축물 등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문제, 공공임대주택이 일부 피해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문제 등이 존재했고, 피해자 단체를 중심으로 보다 폭넓은 인정 기준과 실효성 있는 금전 지원, 그리고 공공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따라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의 골자는 이른바 ‘최소보장제’ 도입에 있었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경·공매 배당금이나 경매차익, 임차보증금 반환채권 회수액 등에 따라 피해 회복 수준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데 개정안은 이들 회복액을 모두 합한 금액이 임차보증금의 절반에 못 미칠 경우 그 부족분을 지원하도록 했다. 일부 피해자에 대해서는 최소보장금을 먼저 지급하는 선지급 방식도 함께 담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법안소위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질 최소한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관련 논의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국회는 2023년 6월 제정된 전세사기특별법의 미비점을 6개월마다 보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후속 개정 논의는 지연되며 사실상 1년 6개월 가까이 입법 보완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사기대책위 안상미 공동위원장은 “법안소위가 지난해 12월 이후 수개월째 멈춰 있는 사이 피해자들이 경·공매와 개인회생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야당은 법안 처리 일정을 지연시키지 말고 신속한 처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해 12월 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 촉구를 위한 피해자 호소문 전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해 12월 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 촉구를 위한 피해자 호소문 전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치권을 둘러싼 온도 차도 여전히 존재한다. 여당은 피해 보증금을 국가가 직접 보전하는 방식에 대해 재정 부담과 납세자 형평성, 도덕적 해이 우려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왔다. 최근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전환 흐름 속에서 정치권이 법안 처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세사기대책위 이철빈 공동위원장은 본보에 “전세사기가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자리 잡았음에도 지난 몇 년간 근본적인 제도 틀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며 “법을 고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국회가 신뢰를 주지 못하면서 시장에서도 전세를 내놓거나 들어갈 유인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안소위를 늦게 열어놓고도 충분한 심의 시간을 확보하지 않은 채 오후 4시쯤 회의를 종료했다”며 “이런 방식은 사실상 지연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논의 직전 단계에서 멈춘 만큼 다음 회의에서는 우선적으로 이어서 심의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최소보장 지원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여야는 오는 4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에 전세사기대책위는 “추경 예산 집행을 위해서라도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4월 10일 본회의 이전에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며 “적어도 다음 주 초까지는 법안소위 의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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