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7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경기도 수출입업계가 긴장 속에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3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기준으로 중동 전쟁 발발 이전인 2월27일 1,439.7원에서 확전 우려가 커진 3월23일 1,510원선을 돌파했다. 이어 이날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1,530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속수무책으로 오르는 환율에 경영 현장에서는 ‘역마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도수출기업협회 관계자는 “기존 계약 가격과 상승한 원자재 가격의 차이로 역마진이 생기는 기업들이 있고, 플라스틱 용기 등 일부 품목은 수출하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거래처와의 관계 때문에 계약을 바로 취소하기도 어렵다 보니 지금은 대부분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수입 기업들도 다가올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광명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지금은 재고가 있어 괜찮지만 추가 발주할 때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주변 다른 업체들도 원자재 가격 등 비슷한 이유로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중동 상황 여파로 행정당국의 각종 피해 접수 창구에도 애로 신고가 줄을 잇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경우 지난 30일 오후 1시까지 전국에서 총 511건의 수출입 물류 애로를 접수한 상태로, 경기·인천지역 업체가 175건에 달한다. 이들은 ▲운송 중단·지연(46건) ▲운임 상승·할증료 부과(41건) 등을 주요 애로로 꼽았다.
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애로상담 데스크에도 전국적으로 341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중소벤처기업부에 지난 27일까지 접수된 피해·애로사안도 422건으로, 절반 이상이 운송 차질(59.9%)을 우려했다.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되고 있다. 코트라는 경기도와 협의해 물류 비용을 지원하는 긴급 수출 바우처 도입을 검토 중이며, 무협은 피해 기업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을 검토한다.
한국무역협회 경기남부지역본부 관계자는 “대체 운송 루트와 환율·유가 실시간 정보를 담은 소식지를 매주 1~2회 발송하고 있다”며 “무역진흥자금 융자 추천 시 피해 기업에 가산점을 부여해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고, 본부 차원에서 현장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1일부터 한국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는 점이 외환시장 안정 요인으로 거론되지만, 전문가들은 상황을 반전시키기엔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장이 안정적이라면 외환시장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으나 지금처럼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짙은 상황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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