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 "'노상원 수첩' 증명력 충분…尹에 사형 선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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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특검 "'노상원 수첩' 증명력 충분…尹에 사형 선고해야"

연합뉴스 2026-03-31 17:21: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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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사건 항소이유서에 적시…증거가치 있다 주장하며 "원심, 산수하듯이 증거 취사"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다' 1심에 전두환 판례 들며 "계엄요건 명백히 어긋나면 사법심사 가능"

결심공판 최후진술하는 윤석열 결심공판 최후진술하는 윤석열

(서울=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하고 있다. 2026.1.14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김빛나 이승연 이도흔 기자 =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항소심 재판부에 이른바 '노상원 수첩' 등 군인들이 작성한 메모의 증거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물증에 비춰 윤 전 대통령 등이 오래전부터 비상계엄을 치밀하게 준비했으며, 북한의 도발을 유인해 계엄 선포 여건을 조성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고법판사)에 이런 내용을 담은 항소이유서를 지난 29일 제출했다.

특검팀은 총 440여쪽 분량 항소이유서 상당 부분을 노상원 수첩과 여인형·노상원·이진우 메모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은 1심 판단에 반박하는 데 할애했다.

1심은 지난달 19일 선고 당시 노상원 수첩 속 일부 내용이 실제 이뤄진 일과 다르고 수사기관이 발견하기 쉬운 모친 주거지 책상에 있었던 점 등을 들어 결정적인 증거가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했다. 수첩 내용에 비춰 비상계엄은 2023년 10월 이전부터 기획됐다는 특검팀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검팀은 노상원 수첩이 증거능력(증거로 쓸 자격)을 갖췄고, 여기서 더 나아가 증명력(증거 가치)까지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거능력은 증명 자료(증거)로 쓸 수 있는 법률상 자격으로 이는 법률에 요건이 규정돼 있다.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는 설령 내용의 진실성이 인정되더라도 유죄 증거로 쓸 수 없다. 위법수집증거, 임의성 없는 자백, 반대신문권을 행사할 수 없는 전문증거 같은 경우가 해당한다.

더 나아가 증명력은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의 실질적 가치로,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증거라는 게 전제다.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어떤 증거를 취사선택할지, 모순되는 증거 중 무얼 믿을지 등은 법관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겨져있다. 자의적 재량이 허용되는 게 아니라 논리칙과 경험칙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허용된다.

특검팀은 해당 수첩이 계엄 모의 초기 단계에 작성됐다며 "전체적인 맥락과 계획의 뼈대나 중요한 사항 위주로 기재하고 추후 결정해야 할 세부 사항과 내용은 미완성 내지 불확실한 상태로 기재하는 게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첩 기재 내용이 계획으로서 성안됐는지 여부에 대한 신빙성과 수첩의 존재 자체와 그에 의해 입증되는 내란 최초 기획 시기 등에 관한 증명력은 구분돼야 한다"며 "원심은 이를 혼동해 수첩 내용 및 전후 맥락에 의해 확인되는 작성 시기와 증명력을 간과한 위법이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수첩은 노상원의 실제 주거지와 상당한 거리에 있는 모친 주거지에 있는 방 책상 위 박스에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방치한 게 아니라 은밀히 관리한 것"이라고 짚었다.

특검팀은 또 북한과의 긴장 고조를 비상계엄 선포 명분으로 삼으려 한 정황이 담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휴대전화 메모 증거가치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원심은 윤석열 등의 변명만을 근거로 원심이 인정한 계엄 가담 및 준비, 목적과 배치되는 여인형·이진우의 메모 내용에 대해선 판단조차 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가담자들의 진술에 근거해 마치 산수(算數)하듯이, 특정 진술에 배치되는 다른 진술이 존재하면 이를 배척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취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 문서의 증거가치를 인정하면 윤 전 대통령 등이 "장기독재를 목적으로 한 권력욕으로 비상계엄을 수단화했음이 충분히 증명된다"고 했다.

지귀연 부장판사,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1심 무기징역 선고 지귀연 부장판사,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1심 무기징역 선고

(서울=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 선고 주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특검팀은 1심이 "법률 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비상계엄이 곧 내란죄를 구성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한 점도 법리를 오해한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1심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헌법상 권한 행사로서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고 사법심사 대상으로 보기도 어려우나, 비상계엄을 선포한 목적이 국회나 행정·사법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하는 것이라면 내란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특검팀은 이에 "원심 논리대로라면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의 실체적, 절차적 요건을 갖췄는지 여부와 관계 없이 마음만 먹으면 계엄을 선포해 비상계엄 하에서 허용되는 범위 내 후속 조치, 즉 입법권을 제외한 사법권과 행정권을 군을 통해 장악하더라도 내란죄가 성립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탄핵 등 정치적 책임도 물을 수 없다"며 "결국 대통령 임기 동안 독재를 사실상 허용하거나 권장하는 부당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우에 따라 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해당 지역에 비상계엄을 선포해 지방자치 행정권을 가져가 사실상 지방선거 결과를 무력화해도 사법적 책임은 물론 정치적 책임조차 묻지 못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1심의 논리가 1997년 전두환 신군부의 내란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판례 문구를 인용해 "누구에게나 일견해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하지 않았거나 그 실체적 요건을 구비하지 않았음이 명백한 경우라면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따라 비상계엄 법률요건 구비 여부에 관해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사법 심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원심이 윤 전 대통령 등이 야당의 정치 행위를 반국가행위로 인식해 계엄을 선포했다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점에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특검팀은 "윤석열에게는 그런 상황 인식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상당 기간 전부터 오로지 권력욕에 기반해 가담자를 규합하고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해 이를 결행하려 했으나, 무력도발 유인에 실패하자 정치적 상황을 명분으로 내세운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과 김용현은 법조와 군 엘리트로서 국가 운영구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서 "야당의 행위가 국가 시스템에 따른 정상적인 것임을 안다는 게 현저한 사실임에도 원심은 마치 국가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계엄을 했다는 취지로 판시했다"고 비판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1심 선고공판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1심 선고공판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특검팀은 1심이 선고한 무기징역이 죄질에 비해 지나치게 가볍다는 주장도 폈다.

이 사건이 현직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주도한 '친위쿠데타'로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아래로부터의 내란'보다 죄질이 무거운 점, 피고인들이 비상계엄이 끝나는 시점을 설정하지 않은 점, 계엄군이 실탄을 지참하는 등 물리력 행사를 준비한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에게 구형량인 사형보다 가벼운 무기징역이 선고된 데 대해 "고위 법조인 출신 대통령으로 누구보다 헌법 질서와 법치주의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점을 원심도 인정했는데, 공직 생활을 통해 축적한 지식을 비상계엄 선포에 악용했다는 점에서 학력과 경력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하는 것은 상식에 반하는 양형"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내란죄 특성상 재범 위험성을 상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초범이라는 점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한 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유리한 양형 사유가 전무한 만큼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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