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구 칠곡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산재로 사망한 고(故) 장덕준 씨의 어머니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선다. 아들의 산재 은폐 의혹 등과 관련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고발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사에 진전이 없는 이유를 직접 답해 달라는 것이다.
장 씨 어머니 박미숙 씨와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등은 31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유가족 측의 면담 요구에 응할 때까지 노동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쿠팡 대책위와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등은 지난 1월 12일 ' 쿠팡 내 산업재해를 은폐했다'며 김 의장과 헤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2020년 장 씨 사망 뒤 김 의장이 자사 임원에게 '그가 열심히 일한 기록이 남지 않게 하라'고 한 일 등에 관해서였다.
고발 이후 두 달이 넘은 현재까지 유족 측은 수사 진행 정도 공유, 피고발인에 대한 압수수색 가능성 검토 등 관련 정보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피해자와의 면담 및 의견 청취 등도 이뤄지지 않아 유족들이 수사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유족 측은 김 장관이 △산재 은폐 의혹 관련 노동부 조사 범위·시기 △조사 과정에서 유족과 쿠팡 대책위, 쿠팡물류센터지회와의 협의 의사 및 조사결과 공개 여부 △장 씨 산재 은폐에 가담한 노동부 직원에 대한 수사 여부, 처리 내용 △쿠팡으로 이직한 노동부 직원들이 담당했던 업무의 처리 결과 등에 대해 직접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박 씨는 "우리 가족은 덕준이가 죽고 5년 넘는 시간 동안 진실을 밝히기 위해 거리를 헤매고 있다. 가족끼리 한 상에 앉아 밥을 먹는 것조차 사치가 돼버렸고, 문밖을 나서는 게 두려워 점점 더 단절된 삶을 살고 있다"며 "불안한 생활에 잠을 이룰 수 없어 정신과 약과 술로 겨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 동안 쿠팡에서 쓰러져 간 이름 없는 노동자들과 쿠팡으로부터 사과 한마디 받지 못하고 있는 쿠팡 산재 피해자들의 원성이 들리지 않느냐"며 "쿠팡에서 살기 위해 일하다 죽어야만 하는 억울한 노동자가 생기지 않게 제대로 된 진실을 신속히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를 맡은 임상옥 법무법인 여는 변호사는 "노동부가 쿠팡과 계열사의 산재 은폐 여부에 대해 기획 감독에 착수했다고 하지만 정작 수사는 깜깜이인 상황"라며 "과로사한 노동자의 유족이 앞장서 적극적 수사를 요구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동헌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장도 "쿠팡의 산재 은폐에 대한 고발이 있었고 고용노동부 장관도 국회 청문회에서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그런데 수사는 지지부진하고 유족조차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른다"며 "성역 없는 수사를 약속했던 김 장관의 발언은 입에 발린 말이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회견 뒤 참가자들은 김 장관 면담 요청서를 고용노동청 관계자에 전달했다. 대구에 사는 박 씨는 김 장관이 면담에 응할 때까지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서울로 와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다.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박 씨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1인 시위가 계획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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