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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모건스탠리 소속 헤그세스 장관의 브로커(중개인)가 지난달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개시 직전 블랙록에 연락해 방산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에 수백만달러 규모 투자를 문의했다고 전했다. 이 브로커가 고위직 잠재 고객을 대리했던 만큼 해당 문의는 블랙록 내부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고, 문제제기도 이뤄졌다.
블랙록에 따르면 투자 문의 대상은 나스닥에 상장된 ‘IDEF’(종목코드)라는 ETF다. 운용 규모는 32억달러이며, 운용 지침에선 “지정학적 분열과 경제적 경쟁 속에서 국방·안보 분야에 대한 정부 지출 증가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해 성장 기회를 추구한다”고 제시한다. 주요 편입 종목은 미 국방부를 최대 고객으로 두고 있는 방산 대기업 RTX, 록히드마틴, 노스럽그루먼과 데이터 통합 전문업체 팔란티어 등이다. 지난 1년간 28% 상승했지만, 중동 전쟁 이후 오히려 한 달 만에 약 13% 하락했다.
브로커의 문의에도 ‘실제’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펀드가 지난해 5월 출시됐음에도 모건스탠리 고객 대상 플랫폼엔 편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TF는 주식처럼 손쉽게 사고팔 수 있도록 설계되지만, 현존하는 ETF가 1만 4000개를 넘어서면서 대부분의 대형 금융사와 거래 플랫폼은 전체 ETF 중 일부만 취급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의 브로커가 이후 다른 방산 펀드에 투자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비록 투자가 무산되기는 했지만 대규모 군사 작전을 준비하던 시점에 해당 부처 수장의 브로커가 투자를 타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부자거래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FT는 지적했다. 특히 이번 일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결정 직전 금융시장과 예측시장에서 이뤄진 거래를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가운데 불거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 전쟁의 핵심 설계자 중 한 명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국가안보팀 중 이란 공격을 가장 먼저 주창한 인물로 지목하기도 했다.
앞서 이란 공습 전후로도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외교 판단을 앞두고 원유 선물과 예측시장에서 대규모 베팅이 몰리면서 의혹이 잇따랐다. 이란 공격 여부 및 시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제거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정황을 모르면 알 수 없는 거래가 예측시장에서 수차례 포착됐다. 최근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유예 발표 직전 원유 선물 거래가 급증했다는 논란이 일며 조사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한편 FT 보도 직후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며 날조된 것”이라며 “헤그세스 장관이나 그의 대리인 누구도 블랙록에 그런 투자를 문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블랙록과 모건스탠리는 논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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