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현만 ‘중학생 훈계’서 드러난 법적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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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현만 ‘중학생 훈계’서 드러난 법적 공백

일요시사 2026-03-31 16:19: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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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최근 종합격투기 헤비급 선수 명현만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중학생을 훈계하다가 되레 경찰 신고를 당한 장면이 공개되면서, 청소년 흡연 제재를 둘러싼 법적 공백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유튜브 채널 ‘매드브로’에 지난 21일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게스트로 출연한 명현만은 코미디언 강승구·정보현과 함께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일대를 돌며 비행 청소년을 계도하는 콘텐츠를 촬영했다. 이 과정에서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담배를 피우며 걸어오던 학생들을 발견해 제지했다.

중학교 2학년이라고 밝힌 이들은 담배를 땅에 버리면서 욕설과 함께 “잘못한 건 알겠는데 왜 찍느냐”며 반발했다. 급기야 강승구와 명현만이 자신을 위협한다며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저 학생은 관내 비행 청소년”이라며 “무슨 내용인지는 저희도 안다. 그냥 상대를 안 하시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정리된 뒤 명현만은 “저희처럼 체급이 큰 사람들이 나섰는데도 이런 반응인데, 동네 어르신들이 말하면 얼마나 무시하겠느냐”며 황당해했다.

관할 교육지원청 조사 결과, 해당 학생들은 중학교 1학년 신입생들로 확인됐다. 학교 측은 학교생활교육위원회를 열고 징계 여부 등 후속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저런 학생들은 체육관으로 데려가서 몸으로 대화해야 한다” “법적으로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면 사실상 무법자 아니냐” “경찰이 ‘상대하지 말라’고 안내하는 게 말이 되는 일인가” “최근엔 저런 학생들을 봐도 무서워서 피하게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행법상 성인이 같은 행위를 했다면 일정한 제재가 가능하다.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는 폐기물 무단투기 규정이 적용될 수 있고, 길거리 흡연도 금연구역에서 이뤄졌을 경우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른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문제는 해당 규정이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 흔히 ‘촉법소년’으로 불리는 연령대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9조는 만 14세가 되지 않은 자의 질서 위반 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해당 사안이 형사 처벌이 아닌 과태료 대상임에도, 책임연령이 형사미성년자와 동일한 기준으로 설정돼있어 사실상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소년보호법도 담배를 ‘청소년유해약물’로 분류해 유통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 역시 판매·제공 차단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청소년의 흡연 행위 자체를 직접 다루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술도 마찬가지다. 판매 업주만 처벌받을 뿐, 우회 루트로 주류를 구매한 청소년들에게는 아무런 책임도 가지 않는 게 현실이다.

현장 대응도 이 같은 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경찰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직후나 방학 기간 등 전후로 청소년 흡연·음주 단속을 벌여왔지만, 실제 내용은 업소 점검이나 청소년 밀집 지역 순찰 등 유해환경 관리에 무게가 실리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수능 직후 전국 곳곳에서 이뤄진 활동 역시 처벌보다는 선도·보호에 방점이 찍혀있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유사 비행을 줄이는 억지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24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보고받은 뒤 “제가 보기에는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최소한 한 살은 낮춰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두 달 후에 결론을 내되, 그 사이 관계 부처에서 논점도 정리한 뒤 국민 의견도 수렴하자”고 제안했다.

흡연 관련 통계도 하향 논의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최근 30일 동안 매일 일반담배(궐련)를 흡연한 청소년 가운데, 매일 흡연을 시작한 연령의 평균은 지난 2020년 14.1세에서 2024년 13.8세로 낮아졌다.

일각에선 청소년이 책임 능력이 없는 나이대에 해당하더라도, 부모에게 일정 부분 책임을 연동하는 방향의 제도 보완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대안도 제기된다. 민사에는 이와 비슷한 구조의 법령이 이미 마련돼있다.

민법 제755조에 따르면 책임 능력이 없는 사람이 타인에게 손해를 가했을 때는 이를 감독할 의무가 있는 자가 배상 책임을 진다. 다만 이는 손해배상에 관한 규정이어서, 청소년 흡연 과태료 체계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으며 별도의 입법 검토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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