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외국 중앙은행 등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미 국채를 82억달러(약 12조5천억원)어치 매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 수탁된 외국 공식 기관들의 미 국채 규모가 지난달 25일 이후 82억달러 줄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외국 공식 기관들이 뉴욕 연은에 보관한 미 국채는 대부분 외국 중앙은행 소유다. 일부는 외국 정부 기관 또는 국제기구들이 보유한 물량이다.
이에 따라 뉴욕 연은에 보관된 외국 공식 기관들의 미 국채 보유분은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외교협회(CFR) 브래드 세처 선임 연구원은 튀르키예, 인도, 태국 등 석유 수입국들이 비싸진 원유 비용을 달러로 치르면서 미 국채를 매도하고 있을 가능성을 지목했다.
실제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지난달 27일 이후 외환보유액에서 약 220억달러 규모의 외국 정부 채권을 매도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미 국채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추측했다.
태국과 인도 중앙은행 역시 이번 전쟁이 시작된 이후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 국채 매도인지 아니면 달러 예금 감소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메건 스와이버 채권 전략가는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 수입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하고 있을 가능성을 짚었다.
이와 함께 개전 이후 달러 강세 국면에서 외국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미 국채 보유를 줄였을 수도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3월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202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됐고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1~2회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진 게 미 국채 금리 상승(국채 가격 하락)의 주된 이유로 지목된다.
다만 일각에선 미 국채 보유분이 실제로 매도된 것이 아니라 뉴욕 연은이 아닌 다른 수탁기관으로 이전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연은에 보관된 외국 공식 기관들의 미 국채 보유량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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