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 총장 임기철)은 환경·에너지공학과 윤진호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이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상예측 모델 ‘젠캐스트(GenCast)’가 날씨 예보의 핵심 원리인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를 실제 대기처럼 충분히 재현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한계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젠캐스트뿐 아니라 유사한 방식의 AI 기상예측 모델에서도 비슷한 특성이 나타남을 확인해, 현재 널리 쓰이는 성능 지표만으로는 AI 모델이 실제 대기 물리를 제대로 반영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날씨 예보는 초기 조건의 아주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게 확대되는 ‘나비효과’의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기상청 등에서는 초기 조건을 조금씩 달리해 여러 번 예측을 수행하는 ‘앙상블 예보(Ensemble Forecasting)’를 통해 예측의 불확실성을 확률적으로 산출하고 있다.
앙상블 예보에서 핵심은 다양한 초기 조건과 예측 결과를 어떤 방식으로 생성하느냐에 있다.
기존 모델인 유럽중기예보센터의 수치예보모델(ECMWF IFS)은 날씨예보 방정식에 기반한 비선형적 특성을 활용해, 초기 조건의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나며 점차 증폭되고 다양한 경로의 미래 상태로 자연스럽게 전개되도록 설계돼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성된 여러 예측을 종합하면 날씨의 불확실성과 극한 기상 발생 가능성을 확률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젠캐스트와 같은 AI 기반 기상예측 모델은 물리 방정식 대신 데이터를 학습해 예측을 수행하며, 동일한 초기 상태에서 시작해 예보 과정에서 ‘무작위 잡음’을 주입하고 이를 제거하는 방식을 통해 서로 다른 예측 결과(앙상블 멤버)를 생성한다.
연구팀은 AI 앙상블 예보의 신뢰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고, 유럽중기예보센터의 수치예보모델과 젠캐스트의 예보를 비교 분석했다.
2021년 52주 동안 매주 초기화된 예보를 대상으로, 강한 바람이 좁은 띠 형태로 흐르는 제트기류가 위치한 대기 상층(약 9~10km)에서 운동에너지가 공간 규모별로 어떻게 분포하고 변화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 수치예보 모델에서는 초기의 작은 오차가 바람·기압·온도 변화 등 대기의 흐름을 따라 점차 증폭되며 다양한 규모로 자연스럽게 퍼져 나가는 ‘나비효과’가 나타난 반면, 젠캐스트에서는 예보 과정에서 주입된 잡음이 실제 대기에서처럼 자연스럽게 확산되지 않고 특정 규모에 머무르며 인위적인 흔적처럼 남는 구조적 한계가 확인됐다.
또한 실제 대기에서는 서로 다른 규모의 흐름이 상호작용하며 에너지가 이동하고 날씨가 형성되지만, 젠캐스트에서는 이러한 규모 간 상호작용이 상대적으로 약해 현실적인 대기 흐름을 충분히 재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젠캐스트는 큰 규모의 흐름은 비교적 잘 재현하면서도, 구름 형성이나 폭풍 발달과 밀접한 중간 규모에서는 에너지 흐름이 비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실제 대기와 다른 ‘잡음 형태’의 패턴이 나타나는 특징이 확인됐다.
이는 현재 AI 모델이 생성하는 다양한 예측 결과(앙상블)가 물리 법칙에 따른 불확실성이라기보다 통계적 다양성에 기반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AI 기상예측 모델의 성능 평가에서 정확도뿐 아니라 물리적 타당성을 함께 검증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윤진호 교수는 “AI 기상예보가 통상적인 지표나 적중률 측면에서는 기존 수치예보 모델과 유사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그 결과가 실제 대기 물리를 얼마나 충실하게 반영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AI 앙상블의 다양성은 물리 법칙에 기반한 불확실성이라기보다 통계적 특성에 기반한 한계가 있어, 이를 극복할 새로운 AI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윤진호 교수가 지도하고 김희수 석사과정생(제1저자)이 수행한 이번 연구에는 유타주립대 류지훈 박사후연구원,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손석우 교수, 전남대학교 환경융합공학과 정지훈 교수,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김형준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AI기반미래기후기술개발원천연구사업·고성능컴퓨팅 지원 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융합연구단 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에 2026년 3월 18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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