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기업이 중동산 원유 대체 물량을 확보할 경우 비축유를 우선 공급하는 ‘비축유 스와프’ 제도를 전격 도입한다. 정유사의 해외 대체유 확보 유인을 유지하는 한편, 대체유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급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31일 정부세종청사 '중동 상황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이날부터 ‘정부 비축유 스와프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정부가 보유한 비축유를 민간 정유사가 대체 도입하기로 한 원유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를 통해 석유제품 생산 차질 등 수급 불안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단순히 비축유를 시장에 방출하는 것과 달리 정유사가 대체 물량을 확보해야만 비축유를 공급받을 수 있어 자체 조달 노력을 유지할 수 있고, 정부 역시 비축유 재고를 소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스와프 절차는 정유사가 대체 물량 선적 서류를 제출하면 산업부와 한국석유공사가 타당성을 검토한 뒤 비축유를 공급하고, 이후 대체 물량을 실은 선박이 국내에 도착하면 해당 원유를 비축유 기지에 상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를테면 기업이 중동산이 아닌 미국·캐나다산 원유를 확보하고 도입 일정이 확인되면, 정부가 보유한 중동산 비축유를 먼저 공급받고 이후 동일 물량으로 상환하는 식이다.
중동 전쟁으로 중동산 원유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정유사들이 아프리카·미주·호주 등에서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선 가운데, 대체 원유의 국내 도입까지 14~50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일시적인 수급 차질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우선 4~5월 두 달 동안 비축유 스와프 제도를 운영하고, 추후 산업부 장관 승인을 받아 1개월 단위로 연장할 계획이다.
정산 가격은 비축기지 기본 대여료에 기업이 확보한 대체 물량과 정부 비축유 간 가격 차이를 반영해 산정된다. 가격 차이는 비축유의 월평균 현물 가격에서 대체 물량의 실제 구매가격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정산은 월말에 사후 처리된다.
양 실장은 “사전 수요 조사에서 국내 정유 4사 모두 비축유 스와프 제도를 활용하겠다고 신청했고, 4~5월 신청 가능 물량이 총 2천만배럴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오늘부터 공식 접수를 하는데, 1개 정유사가 200만배럴 규모의 스와프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비축유 중 중동산 비중이 가장 높고 2천만배럴 이상이어서 소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정부가 파악하기로는 6월까지 비축유 방출을 포함해 (국내 원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지역에 발이 묶인 우리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7척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총 1천400만배럴 규모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