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는 31일 가명정보 처리 위험도를 저·중·고로 나눠 차등 적용하는 내용의 ‘가명정보 처리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활용 목적과 현장 여건이 달라도 유사한 절차를 폭넓게 요구해 행정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재식별 가능성과 통제 수준에 따라 절차를 달리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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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정보는 개인정보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삭제하거나 대체해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만든 정보다. 통계 작성이나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에 활용돼 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복잡한 서류와 긴 심사 기간이 활용 확대의 걸림돌로 꼽혀 왔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개편으로 최대 300일 이상 걸리던 처리 기간이 절반 수준으로 줄거나, 경우에 따라 3배 이상 단축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개인정보를 동일 기관 내부에서 통계 작성이나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저위험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별도 검토위원회 없이 담당자 검토만으로도 처리가 가능해지고, 관련 서식도 기존 24종에서 10종으로 줄어든다. 반면 제3자 제공이 이뤄지는 경우에는 정보를 제공받는 기관이 얼마나 안전하게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지에 따라 중위험 또는 고위험으로 나뉘게 된다.
원세연 개인정보위 데이터안전정책과장은 30일 설명회에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기관이 안전하게 통제할 수 있는 환경에 처리됐는지에 따라 중·고 위험을 판단한다”면서 “개인정보위가 운영 중인 결합 전문기관이나 개인 정보 이노베이션존에서 하면 저위험으로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편해진 절차…자율주행·의료 현장 수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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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정은 특히 인공지능(AI) 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했다. 동일한 가명정보를 유사 목적으로 반복 활용할 수 있게 하고, AI 개발·고도화에 필요한 기간 동안 데이터 활용을 허용하는 등 처리기간 기준도 유연하게 개선했다.
영상·이미지 등 대규모 비정형 데이터의 경우 전수 검수 대신 표본 검수 등 다양한 방식도 허용해 실무 부담을 낮췄다. 의료·금융·영상 등 재식별 위험이 높은 분야는 추가 가명처리, 보안통제, 외부 전문가 검토 등을 요구해 안전장치를 강화했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개편이 2024년 1차 개편에 이은 후속 조치로, 데이터 활용 환경 변화와 현장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영상·이미지·텍스트 학습이 중요한 자율 주행 분야와 의료 AI 분야가 특히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그간 가명정보 제도는 복잡한 절차와 보수적 운영으로 현장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었다”며 “현장의 애로사항과 의견을 밑바닥부터 샅샅히 청취해 실질적인 위험도를 기반으로 가이드를 전면 개편한 만큼, 가속화되는 AX 환경에서 가명정보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활용이 획기적으로 증가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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