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형 항공우주 방산기업 도약…LIG, 종합 무장체계 업체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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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형 항공우주 방산기업 도약…LIG, 종합 무장체계 업체 발돋움

이데일리 2026-03-31 05:4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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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내 방산업계에 합종연횡의 바람이 거세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민영화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풍산 방산부문 역시 매각설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LIG넥스원과 한화그룹이 KAI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풍산 방산부문에 대해선 LIG넥스원 뿐만 아니라 한화와 현대로템 등이 경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AI 인수로 글로벌 ‘토털 패키지’ 구축

KAI는 정책금융기관이 지배하는 ‘준공기업’ 구조다. 그동안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기조와 방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간 중심 구조 전환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민영화 논의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장에서는 이미 LIG넥스원이 KAI 인수 후보군으로 꾸준히 언급돼 왔다. 논리는 단순하다. KAI는 플랫폼, LIG넥스원은 무장과 센서다. 둘이 합쳐지면 ‘비행체-두뇌-주먹’을 모두 갖춘 수직 계열 구조가 된다. KF-21, FA-50, 차세대 무인기, 항공전자, 공대공·공대지 무장을 한 묶음으로 설계·수출하는 그림이 가능해진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 후 김종출 KAI 사장으로부터 생산시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자금력이다. KAI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 지분 가치만 최근 주가 기준으로 약 5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반면 LIG넥스원은 수주잔고와 성장성은 크지만, 단독으로 KAI급 거래를 감당하기엔 재무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많다. 그래서 시장은 CB·BW 발행 한도 확대를 ‘직접 인수’보다는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연합, 혹은 그룹 밖 전략적 자금과 결합한 컨소시엄 카드의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K방산은 ‘플랫폼과 무장 통합’에서 가장 급진적인 재편을 맞게 된다. 항공기 체계업체와 미사일 업체가 결합하면 수출 제안 방식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체만 파는 것이 아니라, 레이더·전자전·유도탄·훈련체계·후속군수지원까지 한 번에 묶는 패키지형 사업자가 된다.

한화도 KAI를 넘보고 있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4.41%, 한화시스템이 0.58%를 각각 매입해 총 4.99%, 시총 규모로 약 9300억원에 이르는 KAI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는 2018년 보유 지분을 정리한 이후 약 7년 만의 재투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가진 엔진·전자·우주 역량에 KAI의 항공기 플랫폼과 체계종합 능력이 결합하면, 전투기·위성·항공전자·MRO까지 묶인 대형 항공우주 방산 축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 역시 단일 품목 수출이 아니라 플랫폼과 탑재장비, 유지보수까지 묶어 파는 글로벌 ‘토털 패키지’ 모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공정거래 심사 변수 등…딜 성사까진 ‘안갯속’

또 다른 변화의 축이 풍산이다. 풍산은 최근 방산부문 매각설에 대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승계 문제 때문에 업계에선 방산부문 매각은 예견된 일이라는 평가다. 류진 회장 장남의 미국 국적 보유가 방산업체 승계와 경영 참여에 제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방산 관련 규제상 외국 국적자의 지배력 행사에는 정부 승인 등 높은 문턱이 있다.

풍산 방산부문은 지난해 1조18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회사 영업이익의 약 70%를 책임지는 핵심 캐시카우다. 155㎜ 탄약 수요 급증과 생산능력 증설, 드론용 탄약 개발까지 맞물리면서 가치가 급등했다.

지난 해 12월 카이로에서 열린 이집트 방산전시회(EDEX 2025)에서 한화 부스 중앙에 다연장 유도무기 ‘천무’가 전시돼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이 풍산을 인수할 경우의 시너지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풍산의 소구경·대구경 탄약 생산 역량이 더해지면 정밀유도무기와 재래식 탄약을 함께 갖춘 종합 무장체계 업체로 체급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풍산과 합작사를 통해 협력 경험이 있다는 점도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특히 드론전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탄약+드론 탑재체’ 결합 역량은 LIG넥스원의 무인화 포트폴리오와 맞닿아 있다.

반면 한화그룹이 풍산 방산부문을 인수할 경우 포와 탄을 아우르는 완결형 화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천무)에 풍산의 155㎜ 포탄 및 탄두 생산 역량이 결합하면, 무기 플랫폼부터 탄약, 유지·보수까지 묶은 패키지 수출이 가능해진다. 특히 이미 해외 시장에 형성된 한화의 공급망에 탄약 내재화가 더해지면 가격 경쟁력과 납기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현대로템이 풍산을 인수할 경우, 전차 중심의 지상무기 체계 고도화가 핵심 시너지로 꼽힌다. K2 전차와 향후 K3 전차 개발 과정에서 풍산의 대전차탄·다목적 파편탄 등 탄약 기술을 통합하면 ‘플랫폼-탄약-무인체계’로 이어지는 통합 전투체계 구축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드론용 탄약과 무인 플랫폼을 결합할 경우, 미래 전장 환경에 대응하는 유·무인 복합 전력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만 두 경우 모두 탄약 시장의 독과점 우려와 정부 승인 등 규제 변수는 주요 고려 요소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기업 특성상 공정거래 심사, 정부 승인, 국가안보 검토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매각이나 민영화는 무산되고, 지분 투자와 사업 제휴 선에서 그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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