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를 통해 이란의 석유를 원한다고 밝히고 이란 석유수출기지 하르그섬 점령 가능성을 언급했다. 해병대에 이어 특수작전부대 수백명도 중동에 도착했다는 보도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반출 작전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지상전 발발 긴장이 커지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석유를 가져오는 걸 원한다"며 "솔직히 말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이란의 석유를 가져오는 건데 어떤 멍청한 사람들은 '왜 그런 걸 해?'라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멍청한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미국이 해병대와 공수부대를 포함한 지상군 수천 명을 중동으로 보내 이란 석유수출기지 하르그섬을 점령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시점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하르그섬을 점령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 우린 선택지가 많다"며 점령 땐 하르그섬에 "한동안 주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하르그섬에 이란이 "방어를 갖추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매우 쉽게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상 전망은 여전히 '오리무중'
트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 "특사"를 통한 이란과의 간접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휴전 협정이 며칠 안에 타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그는 지난주 이란이 백악관에 대한 "선물"로 허용했다고 주장한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통과 수가 10척에서 "20척"으로 늘었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주장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러한 유조선 통과를 승인한 인물이 강경파인 이란 국회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라고 주장했다. "그(갈리바프)가 내게 선박을 보내도록 승인한 인물"이라며 "협상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지도부가 대거 숨진 뒤 "정권 교체"가 일어났다는 주장 또한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와 협상하고 있는 인물들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집단의 사람들"이라며 "매우 전문적"이라고 평가했다.
아버지 사후 이란 최고지도자가 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 아들(모즈타바)은 죽었거나 위중한 상태일 것"이라며 "아무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그는 죽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 쪽은 모즈타바가 건강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도 취재진에게 이란과 "직접적, 간접적으로" 협상 중이며 이란 새 지도부가 "매우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또 "오늘 이란과 매우 좋은 협상"을 가졌고 "우리가 오래 전에 얻었어야 할 많은 것들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미-이란 대화 중재를 주도 중인 파키스탄은 며칠 내 협상이 열릴 예정이라며 낙관적 발언을 내놓는 중이다. <로이터> 통신을 보면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29일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터키) 외무장관과 관련 회의를 가졌다고 밝히고 "파키스탄은 진행 중인 분쟁의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해결을 위한 향후 며칠 내 양쪽 간 의미 있는 회담을 주최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미국과 이란이 회담 참석에 동의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외신 "특수작전부대 수백명 중동 도착"·"우라늄 반출 작전 고려" 지상전 긴장 고조
전장에서 긴장 완화 조짐은 없다. 29일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중동에 도착한 31해병원정대 등 3500명에 더 특수작전부대 수백 명이 이 지역에 도착했다고 군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육군 레인저와 해군 네이비실을 포함한 이 특수부대원들은 아직 구체적 임무를 부여 받진 않았다고 이 당국자들은 전했다. 31해병원정대 소속 해병대원들이 어떤 임무를 수행하게 될지도 아직 불분명하다.
지난주 82공수사단 2000명도 중동으로 향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들의 위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마도 이란을 타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관측했다.
중동으로 모여 들고 있는 미 지상군이 호르무즈 해협 방어, 하르그섬 점령,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탈취 등에 투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서 60% 고농축 우라늄 450kg을 반출하는 군사 작전을 검토 중이라고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명령을 내릴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고 미군 병사들에게 미칠 위험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들은 이 구상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겠다는 핵심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안에 전반적으로 열린 태도를 유지 중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전용기에서 취재진에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나라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위협하고 이란 내부 우라늄을 언급하며 "그들은 우리에게 핵물질을 넘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농축 우라늄은 이란 이스파한 및 나탄즈 핵시설에 주로 저장돼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데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과 일부 측근들이 미국이 당초 예상한 전쟁 기간 4~6주를 크게 초과하지 않으면서도 표적 작전을 통해 이 물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이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우라늄 반출이 지금까지 중 가장 어려운 작전으로 전쟁을 장기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작전을 위해 일단 미군 병력이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과 무인기(드론)을 피해 현장에 공수돼야 하고 전투 병력이 주변을 경계하는 동안 공병들은 굴착 장비를 통해 지뢰, 부비트랩 등을 수색해야 하며 우라늄 회수 작업엔 분쟁 지역에서 방사능 물질 제거 훈련을 받은 정예 특수작전 부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400kg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우라늄은 트럭 여러 대를 가득 채울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이고 이를 반출하기 위해 임시 비행장을 설치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과정을 완료하는 데 최소 며칠에서 일주일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라늄 반출 작전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브리핑을 받고 있으며 미군이 해병대와 공수부대를 동원해 이란 남부 해안 섬과 같은 전략적 요충지 점령 등 다른 선택지도 준비 중이라고 미 당국자를 인용해 덧붙였다.
네타냐후, 레바논 남부 추가 점령 시사…이란 "역내 미국 대학 분교도 목표물"
이스라엘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지상 공세를 확대 중인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9일 레바논 남부 추가 점령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이스라엘군(IDF) 북부사령부에서 발표한 영상 성명에서 "(레바논 남부와 인접한) 북부 지역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며 "침공 위협을 근절하고 국경에서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멀리 밀어내기 위해 기존 보안구역을 더 확대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AP> 통신을 보면 전날 이스라엘이 핵 연구·개발에 이용됐다고 주장하며 이란 테헤란 과학기술대, 이스파한공대 등을 폭격하자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란 대학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으면 이스라엘 대학들 및 역내 미국 대학 분교들을 "합법적 목표물"로 간주하겠다고 위협했다. 조지타운대, 뉴욕대, 노스웨스턴대 등 여러 미국 대학들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분교를 두고 있다. 이날 에브라힘 졸파카리 이란 통합전투사령부 대변인은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들의 개인 주택 또한 목표물이 됐다고 선언했다.
이란의 역내 공격이 계속되며 30일 쿠웨이트 발전소 및 해수 담수화 시설에서 인도인 노동차 1명이 사망했다.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매장량이 풍부한 동부 지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탄도미사일 5발을 격추했고 아랍에미리트도 두바이 상공에서 미사일을 요격했다.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